배준호 씨 모친 “아들 고문 보도 안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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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두 달이 넘었습니다. 현재 북한을 방문 중인 미국의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가 배 씨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밝혀 그의 석방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배 씨의 모친인 배명희 씨는 8일 아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케네스 배(Kenneth Bae), 한국명 배준호 씨의 모친인 배명희 씨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아들이 조만간 무사히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리처드슨 전 주지사의 방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배명희: [기자] 이번에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아들과 함께 귀국하길 바라시죠? [배명희] 물론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들의 억류 상황 등) 내용을 잘 모릅니다.

방북에 앞서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지난 4일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배준호 씨의 아들로부터 아버지가 석방되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북한에 가면 배 씨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서부 워싱턴주 린우드(Lynnwood)에 거주하는 배명희 씨는 아들의 북한 억류나 석방 문제와 관련해 자세히 언급하길 피했지만 배준호 씨가 북한에서 고문당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배명희: (아들이) 고문당했다는 말은 저는 잘 안 믿습니다. [기자] 이번에 아들이 곧 풀려날 것으로 믿으시죠? [배명희] 그거야 그렇습니다.

앞서 배 씨의 북한 억류 사실을 처음 보도했던 한국의 '국민일보'는 8일 북한에 억류돼 있는 배 씨가 심문 과정에서 북한 당국자로부터 구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11월 3일 배 씨와 함께 북한에 억류돼 구타당한 조선족 출신 관광 안내원이 배 씨도 조사받는 과정에서 북한 당국자로부터 채찍과 구둣발 등으로 얻어맞았다고 밝혔다는 것입니다.

이 관광 안내원은 국민일보가 인용한 대북 소식통에게 "자신과 함께 배 씨도 맞았고, 지금도 맞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배준호 씨 고문 관련 보도에 대해 한국의 민간단체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도희윤 대표는 배 씨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고문당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면서 '피랍탈북인권연대'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도희윤 대표: 고문 같은 경우는 저희가 예상하고 있던 부분이었습니다. (케네스 배 씨가 잡혔을 때) 상당히 치욕스러운 고문을 할 것이다, 모욕감을 줘서 없었던 일도 자백하게 할 것이다...

한편 7일부터 3박4일 간의 방북 일정을 시작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리처드슨 전 주지사 일행이 8일 북한 외무성 관리들과 만난 것으로 알려져 배 씨의 석방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대표단의 일원인 리처드슨 전 주지사의 고문 토니 남궁 씨는 8일 AP통신에 외무성 관리들과의 만남에 대해 "훌륭하고 생산적이고 솔직한 만남(a good, productive but frank meeting)"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히지 않아 배 씨 석방 문제와 관련해 어떤 말들이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