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백두산이 언젠가 화산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큰 것과 관련해 미국의 학자들도 이에 대한 관심과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또 백두산의 연구에 관한 남북 간 공동연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UC 산타크루즈 대학 내 지구과학 연구소의 짐 길(Jim Gill) 교수는 언젠가 백두산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며 미국 내 학자들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전 세계의 화산 활동을 연구해 온 길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회견에서 지금도 백두산 밑에는 마그마가 존재하며 백두산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화산 폭발을 일으켰기 때문에 언젠가는 반드시 폭발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4~5년 내에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한국 내 일부 학자의 주장은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no specific scientific evidence)’며 일축했습니다.
Jim Gill:
이는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이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백두산은 인류사에서 전 세계에 있는 화산 중에서도 가장 큰 폭발을 일으켰던 두 개의 화산 중 하나입니다. 백두산의 화산 폭발은 다시 일어날 겁니다. 중요한 것은 ‘그때가 언제냐?’이죠.
때문에 길 교수는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를 비롯해 미국 내 지질학자와 화산을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백두산의 화산 폭발에 큰 관심을 나타내며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국이 화산 폭발의 주요 징후인 지진활동과 백두산 지형의 변화, 천지 내 물의 화학 반응 등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학자들도 한국, 일본, 중국 등과 백두산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데 동참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길 교수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이 2007년에 백두산의 화산폭발에 관한 공동연구를 한국에 요청한 바 있지만 연구 자체가 시작 단계일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사실상 중단된 상태입니다. 또 화산관측을 위한 과학 장비도 지원해야 하지만 대부분이 제재 품목에 해당하는 전략장비에 속해 있어 이를 북한에 들여보내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협력을 받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또 미국의 과학 잡지인 ‘사이언스 매거진(Science Magazine)'도 지난달 30일 백두산의 화산폭발에 관한 내용을 싣고 최근 북한이 백두산의 연구와 해외 연수, 관측 장비의 보완을 위해 외국의 화산학자와 교류를 요청했다는 북한 관리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윤수 박사는 백두산의 화산 폭발이 북한과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러시아 등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라며 종합적이고 치밀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또 백두산의 위치상 당연히 북한과 협력이 필요하고 중국과 외교적 노력이 요구된다면서 남북 간 공동연구도 실현돼야 한다고 이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 28일에는 한국의 정부 부처에서 백두산 화산 폭발의 가능성에 관한 정부와 전문가의 대책회의가 열려 백두산의 현 상황과 대책 등이 논의됐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백두산과 관련한 비공식 간담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