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앞으로 4~5년 내 백두산이 대규모 화산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에 미국의 전문가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시된 증거가 화산 폭발의 가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데 동의했지만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에 위치한 백두산이 4~5년 내에 대규모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한국 부산대학교의 윤성효 교수는 지난달 18일 중국, 일본 학자들과 진행해 온 연구 결과에서 "오는 2014~2015년에 백두산이 화산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백두산 천지에서 화산 가스로 인한 기포가 발견됐고, 천지의 지형이 조금씩 솟아오르는 지형 변화가 확인됐으며 지난 2월 북한과 러시아 지형에서 발생한 진도 6.9 규모의 강진이 백두산 지하의 마그마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같은 주장의 이유였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도 백두산의 화산 폭발 가능성에 매우 흥미롭다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Smithsonian Institute)에서 화산 활동을 연구하는 릭 운더만 연구원은 20일 한국에서 주장한 화산 폭발의 근거 자료는 설득력이 있지만 정확한 폭발 시기를 예측해 단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견해를 밝혔습니다.
화산 가스의 분출이나 지형이 솟아오르는 변화는 화산 폭발의 징후에 관한 중요하고도 잘 알려진 현상(significant and famous signals)이지만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화산 가스의 양과 빈도, 지형 변화 등의 추이를 비교하고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운더만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Rick Wunderman
: 화산 가스는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면서 평소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은 양의 화산 가스가 발생하는지가 중요한 사안입니다. 또 지형 변화도 얼마만큼의 변화가 있는가, 지진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예측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기가 쉽지 않죠.
또 운더만 연구원은 미국 내에서도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의 옐로우 스톤이나 하와이의 화산 폭발 가능성 등을 계속 연구하고 있지만 과학적으로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에는 자료 수집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사례에서도 여러 현상이 곧바로 폭발로 이어지지 않을 뿐더러 백두산과 마찬가지로 지층과 마그마, 지진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UC 산타크루즈 대학 내 지구 과학 연구소의 관계자는 지난 2월에 발생한 6.9 규모의 강진이 마그마를 자극했을 수도 있다면서 화산 지진이 화산 폭발의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특이한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4~5년 내에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예측은 쉽게 단정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또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백두산의 화산 폭발 시기의 예측과 관련해 일단 정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기록에 따르면 백두산은 946년과 947년에 화산이 폭발해 엄청난 양의 화산재가 일본까지 날아가 쌓였으며 이후에도 여러 차례 분화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2002년 6월 이후 매달 많게는 250회의 화산지진이 발생하면서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됐으며 백두산이 또 다시 폭발할 경우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가 직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한 지속적인 사전 조사와 공동 연구 등을 계속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미국 내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한편, 중국의 지진 당국은 백두산의 지진과 외형의 변화, 온천에서 발생하는 기체 관측, 수온 측정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결과 이상 징후는 없다며 윤 교수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