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회의 남북관계에 청신호?

0:00 / 0:00

MC:

백두산 화산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민간 전문가 회의가 29일 오전 남측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열렸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남북관계가 이번 백두산 화산 민간회의를 계기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회의는 모처럼 남측 지역인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열렸습니다.

민간 차원에서 협의가 진행되는 만큼 당국자들은 배제됐습니다.

남측에선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 등 4명이, 북측에선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 등 3명이 각각 참석했습니다.

남북 대표단은 처음엔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점차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진행됐습니다.

북측 대표단 윤영근 단장입니다.


윤영근:

이번에 일본에서 지진이 있은 다음 우리 지하수 관측공에서 물이 약 60cm 출렁거리고 샘물에서 감탕(흙탕물) 나오고 이런 현상이 많았습니다.

비공개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 이들은 백두산 화산 논의와 함께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 추진방안을 협의했습니다.

남북은 그러나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공감하는데 의견을 모았을 뿐,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차기 회의에 대해선 북측은 4월 초에 갖자고 제의했으며, 남측은 검토 후 빠른 시일 내에 답변을 주기로 해 대화의 끈을 이어갔습니다.

이번 회의는 백두산 화산 문제가 의제이지만,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신호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탈북자 지식인 단체인 NK지식연대 김흥광 대표입니다.

김흥광

: (북한 입장에선) 천안함 등과 같은 정치ㆍ군사적 문제가 들어가지 않는 순수한 접촉이 필요했을 겁니다. 여기부터 시작해서 종국에는 정상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는 그런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 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측 정부 역시 원만하게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을 그으면서도 이번 회의로 남북 당국 간 대화까지 이어질 것에 대한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문가 회의가 이뤄진 뒤 당국의 승인이나 지원이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당국 간 회담으로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이번 화산 전문가 회의를 남북 정치현안과 연관시켜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백두산 화산 회의가 자칫 정치적 도구로 변질될까 우려하는 목소리입니다.

이번 남북 화산 전문가 회의는 북측이 지난 17일 지진국장 명의로 백두산 화산과 관련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를 하자며 남측 기상청장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에 대해 남측이 22일 민간 전문가 협의로 수정, 제의했고 이틀 뒤인 24일 북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