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효과적인 '풍선 보내기'를 위해 GPS 위성항법장치를 부착한 미국의 민간단체는 북한의 신호교란으로 최대 80퍼센트의 GPS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서부의 콜로라도 주에 기반을 둔 대북 인권단체 Seoul USA의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지난 4월부터 대북 풍선에 GPS를 담아 보냈는데 공교롭게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 북한의 신호교란으로 절반 이상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 저희가 GPS를 (일부 풍선에 담아) 보내기 시작한 게 4월이에요. 그런데 1주일도 안돼서 북한 정부가 교란했구요. 그리고 얼마 안돼서 (국제전기통신연합이) 북한에 경고를 줬었고요. 그 다음에 저희가 계속 GPS를 넣는데 50퍼센트 이상, 70퍼센트나 80퍼센트 시그널이 안 나와요.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순교자의 참된 소리(Voice of Martyrs)’라는 대북 단파 라디오 방송도 하고 있는 Seoul USA는 1년에 70여 차례 북한으로 성경과 전단을 담은 풍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고도, 바람, 날씨 등을 고려해 풍선 1개에 약 6그램 정도의 무게가 되는 성경 100권 정도를 담아 한국에서 북한으로 한 번에 수 십 개의 풍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폴리 대표는 성경이나 전단을 담은 풍선이 어디에 도착하는지 또 몇 시간을 가는지, 풍선의 비닐을 더 두껍게 해야 하는지 등을 좀 더 과학적으로 파악해 효율적으로 풍선을 보내기 위해 GPS를 장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단체는 이미 CD알판이나 MP3와 같은 기기를 30층 높이에서 떨어뜨려 본 결과 풍선에 이런 물품을 실어 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보다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좋은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같이 외부 세계로부터 풍선이나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정보가 유입되면서 북한 주민의 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북한 당국이 GPS 교란이나 라디오 방송에 대한 방해 전파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폴리 대표는 분석했습니다. 폴리 대표는 가끔 이들이 보낸 성경이나 전단을 받아 보았다는 말을 전해 듣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폴리 대표: 그런 게 가끔 들어오는데요. 제가 지난 주에 어떤 한국 목사님 얘기를 들었어요. 탈북자인데 우리가 보낸 성경을 북한에서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거예요. 그럼 그게(대북 풍선 보내기가) 효과가 있다는 얘기죠.
한편, 미국의 군사전문지 ‘Stars and Stripes’는 지난 20일 한국전쟁 이후 60년 가까이 북한 정권의 강압적인 정보 통제 속에서 살아온 북한 주민들이 십 여 개의 외부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외부 세계가 당국이 그들에게 말해온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점점 많은 수의 북한 주민들이 라디오 방송이나 암시장에서 판매되는 DVD(디비디) 알판, MP3 기기 등을 통해 이러한 외부 소식에 접하고 탈북을 감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