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기회 되면 북한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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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남북 관계의 진전과 동북아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기회가 되면 북한을 방문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반 총장의 기자회견 소식을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얼어붙은 남북 관계와 교착 상태인 북핵 6자회담. 유엔 차원에서 이 문제들의 해법을 찾아볼 순 없을까? 외신기자들이 10일 서울을 찾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던진 질문의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자신은 “한국 출신”이라면서 “남북한의 평화와 역내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답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나는 적절한 기회가 있으면 언제라도 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방안을 포함해 모든 노력을 경주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는 점을 여러 번 밝힌 바 있습니다.

반기문 총장은 2008년 7월 1일 일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북한을 방문하는 문제를 놓고 북측 당국과 논의해 왔으며, 북측은 자신의 방북을 언제든 환영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역대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은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사무총장에 의해 처음 이뤄졌고, 1993년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에 의해 한 차례 더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제기된 이후로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전임자인 코피 아난 사무총장도 지난 2001년 방북을 추진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취소한 바 있습니다.

한편, 꽉 막힌 남북 관계와 관련해 반 총장은 당사자 간의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60년간의 분단으로 야기된 안보 문제와 인도주의적 사안에 대해 남북 모두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겁니다.


반기문:

나는 남북 간의 이런 현안들을 대화를 통해 평화롭게 해결하길 기대합니다. 그 대화는 무엇보다 남북 간에 양자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고, 또한 역내 기구를 통해서도 이뤄져야 합니다.

북한의 식량난에 대해서도 언급한 반기문 총장은 국제사회가 북한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길 희망했습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반 총장은 남한의 이명박 대통령이 “현재와 같은 남북 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어린이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할 것을 약속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회견에 앞서 반 총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개발도상국의 개발에 관한 의제가 유엔이 추진하고 있는 새천년개발목표(MDG) 달성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히고, 이번 회의에서 반 총장이 개발 의제를 논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반기문 총장은 한국의 G20 정상회의 주최를 “자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유엔과 G20이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