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위층, 자본주의 금융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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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의 고위층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자산 운용, 부채 관리, 상업 대출과 같은 자본주의식 전문 금융 운용에 대한 지식이 높고, 이를 더 알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서 발행하는 유수 경제 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상장지수펀드' (Exchange-Trade Fund)와 '사모 펀드'(private equity)라는 용어를 자주 봤고, 이에 대해 더 자세히 배우고 싶다."

평양의 한 금융인이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민간교류 단체 '조선 익스체인지'에 이 주제에 관한 강연회를 열어달라며 한 말입니다.

'사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는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에서 쓰이는 전문 금융 용어로, 전자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채권 등에 운용하는 자금(fund)을 의미하며, 후자는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을 뜻합니다.

'조선 익스체인지'는 지난 13 14일 이틀간 평양에서 싱가포르 출신 경제 전문가들을 초빙해 '자산 운용'과 '부채 관리' 등에 대한 연수회를 열었습니다. '조선 익스체인지' 측은 평양의 지식인 사이에 '상업 대출'(commercial lending)과 이에 대한 운용 방식, 거래, 그리고 관련 상품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 익스체인지' 측은 이번 평양 연수회를 준비하면서 북한 측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상의해 본 결과 금융 분야에서 북한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가 '상업 대출'이라고 판단해, 앞으로 연수회를 개최할 때 이를 중점사안으로 다루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구의 제프리 시 회장은 북한에서 제대로 된 '상업 대출'과 같은 금융 활동과 관련 체계가 없기 때문에 이 기반이 잡혀야 기업 운용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이 기구는 향후 2-3년간 '상업 대출'을 다루는 연수회를 평양과 해외에서 열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케네디 정책대학원의 존 박 선임연구원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면서 북한의 상류 지식층은 이와 같은 자본주의 운영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접해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존 박: 해외 투자, 자본 금융, 세계 기업들에 대한 정보가 가득합니다. 이들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자본주의식 경제, 금융 지식을 갖추고 이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직 북한에서는 극소수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존 박:

이런 기회를 가진 사람들은 북한의 전체 상위 1% 층에 한정될 것입니다. 이들은 북한에서도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큰 돈을 벌고 이 돈을 다시 북한에 들여가는 극소수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세계 어느 자본주의 국가의 상위층과 똑같이 사고하고 행동합니다.

박 연구원은 또 북한에서 상업 대출, 자금과 부채 관리, 자산 운용 등의 개념들이 실제로 적용되는 것은 해외로부터의 활발한 투자가 없는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조선익스체인지와 접촉한 북한의 한 금융인은 경제잡지 파이낸셜 타임스 기자가 자사 잡지에 대한 평을 부탁하자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통적인 자산 운용에 치우치고 금융 상품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루지 않는다’는 전문적인 지적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