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탈북자들은 유엔의 반기문 사무총장의 연임을 같은 한민족으로서 자랑스러워하며 이를 계기로 북한에 두고온 동포들을 위한 유엔 기구의 대북 지원이 더욱 활발해지길 바랐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유엔, 즉 국제 연합에서 만장일치로 연임이 확정됐습니다.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유엔 총회에서 반 총장 재선 안건이 192개 전체 회원국 대표들의 기립 박수 속에 통과됐습니다.
이번 반 총장의 연임을 놓고 세계의 언론은 그가 임기 중에 보여준 국제분쟁 해결을 위한 노력이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언론 매체들은 반 총장의 연임 소식이 세계 언론을 달구고 있는 와중에도 이에 대한 어떤 보도도 하지않고 있습니다.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을 상징하는 듯한 반 총장의 연임 소식을 놓고 이미 북한을 떠나온 탈북자들은 한국인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게 부럽기도 한 반면 세계와 단절된 북한이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북한을 탈북해 2007년 미국에 정착한 조진혜 씨는 같은 한민족으로서 반 총장이 자랑스럽다면서 북한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조진혜
: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있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민족이 정말 이름을 떨치네 하고 생각했었어요. 북한은 악한 이미지로 이름을 세계적으로 떨치고….남한은 유엔과 같은 선한 이미지로 이름을 떨치는 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연임하신다고 하니 세계의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다시 한번 존경스럽습니다.
조진혜 씨는 자신의 탈북 경험을 떠올리며 반 총장이 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난민기구(UNHCR)를 통해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막는 데에도 더욱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6년전 북한 함경북도에서 온 탈북자 최한나 씨도 반기문 총장의 연임을 바라보며 자신이 북한에 있을 당시 유엔으로부터 지원받은 식량을 배급받은 경험을 회고했습니다.
최한나
: (북한에 있을 때) 유엔에서 들어오는 쌀도 많이 먹었었고…유엔 기구로 부터 오는 쌀을 6개월 이상 배급받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유엔에서 오는 약이라든가, 간식이라든가 등을 타먹었습니다. 유엔의 역할이 크죠. 유엔에 대해서도 좋게 생각하고….돕는 고마운 기구라 생각했죠.
그는 또 자신이 받은 도움처럼 굶어죽는 북한 주민들이 유엔으로부터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을 받기를 기대했습니다.
최한나
: 먹을 것이 없어서 생사가 갈리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유엔의 지원이 정말 고맙죠. 그리고 유엔 산하 난민기구를 통해서 탈북자들이 미국 등 많은 국가들에 정착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미국 정착 탈북자인 마영애씨는 북한 정권이 유엔으로부터 받은 식량이나 구호 물자 등을 대부분 주민들에게 주지 않고 존용하는 등 유엔의 북한 주민들을 향한 도움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의 더 많은 도움보다 북한 정권의 분배 투명성 등이 더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마영애
: 진정한 국제사회(유엔)의 도움을 받을려면 개혁 개방을 하고 정권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북한은 유엔이 식량을 줘도 다 군인들, 중앙당 정부 관료에게 다 전용해버립니다. 또 북한이 천안함 사건, 연평도 사건 등을 터뜨리면서 유엔의 지원을 막는 만행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반 총장은 최근 한국 언론들과의 회견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 총장은 2012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5년간 연임합니다. 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2007년 전 세계 최고 외교관직이라 할 수 있는 유엔 사무총장에 올랐습니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 대사도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에서 반 총장의 연임에 지지 의사를 표시해 주목을 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