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주로 활동한 선수로 구성된 미국 친교농구단이 북한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닷새 동안 북한에 머물며 친선 경기와 농구교실을 열 계획입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직업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 농구단이 북한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농구단 대표인 루크 엘리 씨는 지난 16일 북한에 도착해 5일간의 일정을 시작한다고 평양으로 출발하기 직전 전자우편을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북한을 방문한 미국 선수단은 주로 중국이나 한국 등 아시아에서 활약했던 선수들로 구성됐습니다.
농구단은 평양에 머물며 북한의 대학이나 직업 농구선수단과 경기할 계획입니다.
엘리 대표는 미국 친교농구단이 북한의 어떤 농구단과 언제, 어디서 경기를 하게 될지는 방북 후 북한 측 담당자와 마지막 협의를 거친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초부터 미국 친교농구단의 방북을 추진했던 엘리 씨는 한국에서 외국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의 대학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중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습니다.
엘리 씨는 군사분계선과 가까운 동두천과 의정부에서 살면서 분단된 한반도의 모습을 체험했다면서 이 시절의 경험으로 스포츠를 통한 북한과 외부 세계의 교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친교농구단은 엘리 씨와 비슷한 시기에 선수 생활을 했거나 고향인 미국 서부 지역의 농구 인사들로 구성됐고 농구단을 지도하는 감독은 미국 농구 명문 대학인 UCLA를 비롯해 30여 개국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던 그레그 헤이즈 씨입니다.
탈북자로 영국 런던에서 ‘자유북한’신문을 발행하는 김주일 대표는 북한에서 농구가 축구 다음으로 인기 있는 구기 종목이어서 북한 주민이 농구 종주국에서 온 미국 선수들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김주일 대표: 85년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체육 시간에 농구를 장려하라고 지시한 이후 농구가 전국적으로 활성화되고 직업 선수단도 생겼습니다. 평양시 체육선수단이나 기관차체육선수단, 제1국기업단 선수단 등이 대표적입니다.
미국 농구단의 방북은 지난 4월 북한의 로켓 발사 강행으로 미북 관계가 나빠지며 방북이 무산될지도 모를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엘리 씨는 미북 관계가 나빠지면서 농구단의 방북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일에서 북한 당국의 입국 비자를 받기까지 수많은 고비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엘리 씨와 헤이즈 감독은 방북과 관련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음을 인정한다면서도 순수한 스포츠 교류와 정치 상황은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합류한 친교농구단 소속 선수들은 북한을 방문하기 전 일주일 동안 베이징에 머물며 중국의 어린 농구선수들을 대상으로 농구교실을 열었습니다.
선수단은 북한에서도 친선 시합과 함께 평양의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농구교실을 열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