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방북 미 농구단 내년에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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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북한의 사상 첫 농구 교류로 주목받았던 미국의 친교농구단(Coaches Team)이 5일간의 북한 방문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농구단은 내년에 또다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의 친교농구단이 25일 자신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북한에서의 활동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농구 교류의 역사적인 출발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면서 내년 여름에 다시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1명의 선수와 3명의 지도원 그리고 한 명의 행정담당자로 구성된 미국의 친교 농구단은 닷새 동안 평양에 머물며 북한의 중학생 이상 농구선수를 대상으로 농구교실을 열어 농구 본고장의 기술을 전수했습니다.

북한을 방문한 미국 선수단은 주로 중국이나 한국 등 아시아에서 활약했던 선수들로 구성됐습니다.

농구교실에는 중학생 이상의 평양 지역 농구선수들이 참여했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미국인 농구선수를 본 학생이 대부분이었지만 본토의 농구 기술을 익히려는 진지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선수단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열리는 사상 첫 미북 농구 대결로 주목됐던 친교농구단과 북한 선수단의 친선 시합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북한 측이 별다른 설명 없이 친선 경기를 취소했다는 것이 미국 친교농구단 측의 설명입니다.

15명의 미국인 농구단은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중국의 대학교와 직업선수단과 몇 차례 친선 시합을 한 뒤 지난 16일 고려항공 편으로 북한에 도착했습니다.

미국 농구단의 방북은 지난 4월 북한의 로켓 발사 강행으로 미북관계가 나빠지며 방북이 무산될지도 모를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농구단의 대표는 북한을 방문하기 직전까지 자금을 마련하는 일에서 북한 당국의 입국 비자를 받기까지 수많은 고비가 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 친교농구단의 북한 방문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북한에 ‘농구외교’를 제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1960년대 한국에서 미국의 평화봉사단으로 활동했고 3년 전엔 미국 구호기구의 집짓기 지원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리처드 멕인타이어 씨는 미국과 북한의 지도자가 농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미국 북동부 메인 주의 시민 교양 강좌를 하는 시니어대학(Senior College)에서 미북관계를 강의하는 멕인타이어 씨는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이 탁구 교류로 외교 관계를 발전시켰듯 농구를 통한 교류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리처드 멕인타이어: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스위스 유학시절 미국 프로농구를 좋아했다고 알려졌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학시설 농구 선수로 활동했을 뿐 아니라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여자 농구선수 출신입니다."

멕인타이어 씨는 북한 농구단을 미국으로 초청하면 미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초청 시기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인 내년이 적기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