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들어 북한 장마당에서 꾸준히 잘 팔리는 제품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중국산 충전식 배터리인데요. 이러한 배터리는 전기사정이 열악한 북한에서 노트북이나 mp4를 가동하기 위한 북한 주민들의 필수품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식량난에 농촌동원까지 겹치면서 장마당 장사꾼들의 매출이 뚝 떨어진 요즘, 북한 장마당들에 없어서 못 파는 물건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중국산 12V와 4V짜리 충전식 배터리라고 합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아무리 값이 비싸다고 해도 중국 인민폐 200원짜리와, 40원짜리 배터리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며 “노트컴과 (불법)휴대전화를 쓰자면 반드시 충전식 배터리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잦은 정전과 예고없는 컴퓨터 검열로 하여 주민들이 탁상컴(데스크탑)보다 당국의 눈을 피해 감춰놓고 쓰기 쉬운 중국산 중고 노트컴을 더 선호한다며 요즘은 값 눅은(싼) 중고 노트컴 수요가 폭발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중고 노트컴의 경우 배터리 수명이 다 돼 장마당에서 12V짜리 중국산 배터리를 사야 하는데 장시간 사용할 수 있게 아예 두세개씩 여분의 배터리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전기가 오는 시간대에도 언제 다시 정전이 될 지 모르기 때문에 노트컴은 항상 배터리로만 사용한다”며 “갑작스런 정전으로 인한 컴퓨터의 오류 때문에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노트컴과 함께 텔레비젼이나 영화, 음악을 마음대로 보고 들을 수 있는 중국산 노텔(mp4)이 나오면서 DVD(녹화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노트컴이나 노텔을 여유있게 쓰자면 충전식 배터리가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충전식 배터리의 가격은 노트컴 용 12V짜리가 중국 인민폐 200원 이상이고 노텔을 사용할 수 있는 4V짜리가 인민폐 40원 이상으로 쉽지 않은 가격이지만 어쩔수 없이 구매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또한 주민들이 “노트북이나 노텔, 휴대전화를 구입하면 먼저 외부 배터리를 연결해서 쓸 수 있게 개조부터 한다”며 “이러한 노트컴이나 노텔이 많아지면서 지금은 정전이 돼도 배터리를 이용해 한국영화나 노래를 당국의 검열을 피해가면서 안전하게 시청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