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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0일(현지 시간) 오전 발생한 남북한 해군 간 교전에 대해 북한의 추가적인 군사행동을 경고하면서도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이 문제가 곧 시작될 미국과 북한 간 양자대화에 영향을 끼치길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이번 사태가 미북 간 양자대화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백악관의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11일 남한과 북한 함정 간 서해교전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북한이 긴장 고조로 보일 수 있는 추가적인 군사 행동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히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한국 정부에게 맡기겠다고 말해 최대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같은 날 남북 간 서해교전에 대해 특별한 논평을 삼갔습니다. 미국의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서해교전에 대해 “이는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며, 한국 정부에게 답변을 넘기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국무부는 이날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또한 공식적으로 확인하기도 해, 서해교전과 양자대화가 무관하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습니다.
즉, 백악관과 미국 국무부는 약간의 표현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한국 정부에게 발언권을 넘기며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이번 교전이 미북 간 북핵 협상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이번 사태가 미북 간 양자대화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뉴욕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국장은 2002년 연평해전이 일어났던 전례를 볼때 현 미국 정부가 이번 서해교전에 반응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은 행동이며, 미국이 실제로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시걸: 2002년 6월 2차 연평해전이 발생해 북•미 대화에 직접 영향을 미쳤던 선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차관보를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평양으로 보내 양자 대화를 한다는 방침을 세운 후 서해교전 사태가 발생하자, 다시 이를 철회한 것은 ‘미국의 실수’ 였다고 생각합니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도 "이번 교전이 미북 대화에 눈에 띄는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안은 오히려 미북관계보다 남북한 관계에 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한국 정부가 미국에게 다시 한번 입장을 재고하라고 한다면 미국의 반응이 약간 더 조심스러워 질수는 있겠지만, 한국 정부가 미국에 그런 요구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제시하면서, 이번 교전이 앞으로 벌어질 북미 양자대화에 별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헤리티지 연구소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재설정하자고 남한에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지 곧 열리게 될 미북 대화의 방향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를 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