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금융제재, BDA때보다 훨씬 강력”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금융 제재가 2005년 당시 방코델타아시아(BDA)때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광범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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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필립 골드버그(Phillip Goldberg) 대북제재조정관은 중국 측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관한 이행 방안을 논의한 뒤 말레이시아를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다고 미국 국무부가 1일 밝혔습니다. 골드버그 조정관은 오는 5일 말레이시아 정부 관리와 만나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가 규정한 대북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국무부 측은 덧붙였습니다.

David Straub: 일단은 확산에 관련된 회사나 단체를 집중적으로 겨냥해서 제재할 것 같은데, 국제사회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또 세계 대부분의 은행은 북한과 재정 거래에 관한 사항은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신중할 것 같습니다. 미국 정부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서 제재를 할 수 있고, 또 미국 정부가 알아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많으니까요, 병행해서 실시할 겁니다. <br/>

이 자리에는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 자금을 동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미국 재무부의 대니얼 글레이저 부차관보와 국무부, 국방부, 백악관의 안전보장회의 관계자가 참석합니다.

미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가 발효된 직후 북한 선박인 '강남호'를 추적하고 북한 기업과 이와 관련된 외국 기업을 제재한 데 이어 금융 제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행정부의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는 미국 정부가 지난 BDA 사례에서 얻은 효과를 바탕으로 북한에 확실한 금융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또 미국 정부가 지난 BDA의 금융 제재보다 훨씬 더 강력한 금융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입니다.

국무부의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David Straub)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문제 연구소 한국학 부국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 제재는 은행의 범위를 넘어 무역 회사나 관련 기관으로 확대됨으로써 방코델타아시아 때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David Straub: 일단은 확산에 관련된 회사나 단체를 집중적으로 겨냥해서 제재할 것 같은데, 국제사회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겁니다. 또 세계 대부분의 은행은 북한과 재정 거래에 관한 사항은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신중할 것 같습니다. 미국 정부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서 제재를 할 수 있고, 또 미국 정부가 알아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많으니까요, 병행해서 실시할 겁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우라늄 농축을 위한 장비를 구매한 혐의로 북한의 무역 회사인 '남촌강'에 제재 조치를 취했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이란에 있는 '홍콩일렉트로닉스'의 자산을 동결하고 모든 거래를 금지했습니다.

스트라우브 부국장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 관리들이 상당한 경험을 가졌고, 이전의 부시 행정부와는 달리 고위 관리들이 공통된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금융 제재를 효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David Straub: BDA 문제는 부시 행정부 내의 인사들은 의견이 달라 계속 다루지 못했는데, 오바마 행정부는 일단 실시하게 되면 일관성 있게 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고요, 안보리에서도 지지하고 있으니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또 한국 정부가 제재를 지지하는 입장이고 국제사회도 오바마 행정부의 제재를 반대하지 않을 겁니다.

피터슨 국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란드(Marcus Noland) 박사도 유엔 결의 1874호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가 다른 정부와 함께 BDA보다 더 강력하고 다양한 대북 제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놀란드 박사는 미국 정부가 북한의 거래에 대해 직접 제재 조치를 취한 점이 지난 BDA 사례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지적하고 이런 제재를 유엔 결의가 합법화했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국가들도 이같은 대북 제재에 많이 동참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존 박 박사는 대북제재 조정관으로 임명된 골드버그 대사가 기능적으로 어떻게 효과적인 대북 제재를 이행할지를 잘 아는 전문가라고 지적하면서 미국 정부의 이번 금융 제재는 무역과 금융을 포함한 폭넓은 범위에서 전 세계 모든 금융기관의 협조를 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제재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방코델타아시아의 사례에서 보듯이 미국 재무부의 경고만으로도 국제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했기 때문에 재무부식의 제재가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유엔의 제제와 어떻게 균형을 이루느냐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박 박사는 조언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도 1일 의회에 보낸 메모를 통해 유엔 결의 1874호의 대북 제재가 효과를 내려면 북한 무역회사들의 계좌도 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메모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시 박사는 북한의 무역회사에 대한 제재도 국제법적 효과를 가진다고 주장했습니다.

Larry Niksch: 여러 나라에 소재한 북한의 무역회사들이 북한의 무기거래와 관련돼 있습니다. 또 무역회사들을 통해 많은 자금이 북한 정권으로 들어갑니다. 북한의 무역회사에 대한 금융 제재도 뒤따라야 합니다.

의회조사국은 이같은 내용의 메모를 다음 주 정식보고서로 만들어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