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 당국은 11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내년 3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제안을 거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입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평통, 즉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독일을 방문해 내놓은 제안을 '도발적 망발'이라며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할 의지가 없으며 북한에 대해 핵을 포기하라는 요구도 북침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북한 측 입장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국제사회에 구체적으로 천명해야 하고 북한의 최근 대남 도발행위에 대한 사과도 필요하다는 한국 이명박 대통령의 김 위원장 초청 제안은 북한 측이 결코 수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류길재 박사의 말입니다.
류길재
: 북한이 핵폐기 시점을 얘기할 정도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구체적으로 보여 달라는 것을 전제로 했고 또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해 북한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은 기존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변화된 것이 없습니다.
류 박사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독일 총리와 회담 후 김정일 위원장을 한국에 초청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독일 언론과의 회견에서 북한 측이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중동 민주화 혁명의 대북 영향을 언급한 것은 서로 어울리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이, 북한이 대화와 지원을 원하면 핵폐기를 향한 진정성을 행동으로 보이라는 미국과 한국의 일관된 입장을 적절히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 측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한국이 북한과 신뢰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데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앞서 미국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10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한국 측의 이번 제안에 대해 남북대화가 북한에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토너 부대변인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예측하지 않겠다면서 하지만 미국의 일관된 입장은 남북대화가 북한에 있어 진정성을 보이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행동할 중요한 기회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은 여전히 북한이 호전적인 행태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길 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