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성경 읽는 북 지하교회 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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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을 탄압하는 북한에서 지하교회의 기독교 신자들이 정부 당국의 눈을 피해 몰래 성경을 읽는 사진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국제 기독교단체는 북한 내 기독교 신자를 약 5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정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선교단체‘순교자의 소리(The Voice of the Martyrs)’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사진입니다. 북한 내 지하교회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숨을 죽이며 ‘검은 책’, 즉 성경을 읽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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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지하교회에서 한 남성이 손전등을 켜놓고 성경 읽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순교자의 소리 제공)

5-6명 남짓 모여 앉아있는 좁은 방. 불빛이라고는 손전등에서 새어나오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 사진 속에 비춰진 다섯 사람 중 둘은 성경을 읽고 있고 그 옆에서는 손전등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사진 속 북한 주민의 얼굴에는 경계를 하고 있는 듯 삼엄함이 어려 있고, 무거운 침묵과 긴장이 가득했습니다.

이 사진을 제공한 ‘순교자의 소리’의 팀 미들턴 공보실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회견에서 북한 주민의 안전과 이들을 후원하는 개인, 단체를 보호하기 위해 이 사진의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내 지하교회 현황을 파악하고 신도들을 후원해 온 미국의 인권단체 ‘318파트너스 선교회’의 스티브 김 대표는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의 지하교회가 활발히 생겨나기 시작해 지금은 약 1만~2만 개 정도로 추산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지하교회는 신자들의 안전을 위해 보통 3-4명 단위의 작은 규모이며, 한반도에 기독교가 처음 소개된 평안도를 중심으로 북한 전역에 분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318파트너스 선교회’가 자체적으로 접촉해 온 지하교회만 267군데 정도 된다고 김 대표는 전했습니다.

국제 기독교단체인 ‘오픈도어스’나 ‘프리덤하우스’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종교 탄압이 심한 국가 중 하나로 지목돼 온 북한에는 40만~50만 명의 기독교 신자가 있으며, 지하교회와 전도를 통해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중 7만~10만 명은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또 오픈도어즈가 지난달 발표한 ‘기독교 탄압 50개국’에 따르면 북한은 9년 연속 종교 탄압이 심한 국가 1위로 뽑혔으며,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10월 ‘2009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북한을 9년 연속 종교탄압국 중 하나로 지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