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2011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특히 낯선 땅으로 온 탈북자들은 고향과 가족생각에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지는데요.
고향을 떠나 딱히 마음 달랠 곳이 없었던 탈북자들을 위해 춤과 노래로 정을 나눌 수 있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황은희 기자가 공연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KBS 한민족방송 송년기획 “한민족 큰 잔치”~
지난 8일 서울 구로구에 있는 구민회관. 남한에 거주하는 탈북자와 중국동포를 위한 “한민족 큰잔치 행사”가 열리는 곳입니다.
저녁 7시, 공연장 안은 700여 명의 관중으로 가득합니다.
예선을 거쳐 결승전에 올라 온 13명의 참가자들이 총 상금 170만원을 놓고 열띤 경합을 벌입니다.
알록달록 색동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5명의 탈북 여성들이 첫 무대를 장식합니다.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솜씨에 관중은 박수로 출연자들을 격려합니다.
“북경아가씨”를 부른 중창조의 단원 김영미 씨는 북에 있는 고향을 그리며 노래를 불렀다고 말합니다.
김영미
: 고향생각이 너무 많이 납니다. 마음이 늘 짠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하루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어요. 통일 됐을 때 통일 아리랑 부르면서 그곳에 있는 우리 형제들, 자매들, 동포들과 함께 어울려서 살 수 있는 그날을 두 손 모아 손꼽아 기도드립니다.
공연장 뒤쪽에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춤과 노래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오복순는 노래하는 모습을 북에 있는 부모와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오복순
: 저는 평양에서 왔어요. 오늘 이렇게 노래자랑에 참가했는데 저는 노래는 안하고 춤을 춰요. 그래도 마음이 참 기쁩니다. 즐겁고 아주 행복합니다. 제가 춤추는 것을 고향에 있는 제 친척들이 봤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고향생각이 간절합니다.
진행을 맡은 가수 박해상 씨와 방송원 이지연 씨의 재치 있는 입담은 관객의 웃음을 자아냅니다.
이날 행사에는 남한의 유명 가수들도 참가해 열기를 더 뜨겁게 합니다.
가수 이용 씨의 노래 “바람이려오”는 잔잔한 감동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노래가 끝나면 어김없이 우렁찬 박수갈채가 이어집니다.
중국동포 윤신 씨는 남과 북이 한 마음이 되길 원한다고 말합니다.
윤신
: 우리 동포들이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그래서 감사한 마음으로 공연하러 나왔습니다. 우리 옆집에도 북한분이 살고 계신데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총 13팀의 열띤 경연이 어느새 끝나고 심사가 시작됩니다.
이날 경연에서 최우수상은 조영미 씨에게 돌아갔습니다.
탈북한지 7년 된 조씨는 수상의 기쁨을 남한에서 결혼한 남편은 물론 북한에 있는 친인척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합니다.
조영미
: 너무 좋아요. 저 때문에 돌아가신 부모님들 제일 생각이 나고요. 앞으로도 열심히 살 거구요. 나중에 아이들을 훌륭한 연주자로 키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번 행사는 KBS한민족방송과 구로구청이 공동으로 주최 했습니다.
한민족방송의 오순화 제작감독 입니다.
오순화
: 연말을 맞아서 KBS 한민족방송에서 송년기획으로 탈북인 들과 한국에 살고 있는 북방동포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또 노래를 통해서 한 민족이 하나 되는 그런 자리입니다. 탈북인과 중국동포가 함께 “반갑습니다”를 부르는데 통일을 꿈꾸는 그런 자리도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행사는 총 6명의 수상자에 대한 시상을 끝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