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가라고 주장하는 곳이 지난해 말 산불 영향으로 불탔다고 한국 언론에 소개된 것과 달리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0월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발생한 큰 불로 김정일 생가로 북한 당국이 주장하는 백두밀영 고향집이 소실됐다는 주장과는 달리 주변 지역이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고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엔케이뉴스가 최근 이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찍은 사진을 분석해 27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달 외국인 관광객이 백두밀영 고향집을 방문해서 찍은 사진을 4년 전인 2001년 8월 사진과 비교하면서 화재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두막 집 벽면 기둥나무들의 모습과 색깔이 4년 전과 동일하며 내부와 외부 어디에도 불이 났다거나 최근 개보수를 한 모습이 전혀 없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습니다.
집터뿐만 아니라 자동차로 30분에서 40분 거리의 주변 숲에서도 산불 피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이 관광객은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10월 중순에 발생한 산불은 양강도 삼지연군 일대에 크게 번지며 위성사진에서도 연기가 분명하게 확인되기도 했으며 약 6만 명이 동원되어서 열흘 만에야 산불이 진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생가가 불에 탔다고 보도한 한국 언론은 양강도 주민과 통화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12일 삼지연에서 발생한 화제가 백암군까지 확산되면서 백두밀영 고향집을 비롯한 백두산지구 혁명사적지 대부분이 타버렸다고 전했습니다.
백두산지구 혁명사적지는 김일성 주석 생가로 알려진 평양 만경대고향집과 더불어 북한 당국의 우상화 사업이 집약되는 곳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1941년 2월 16일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근교 브야츠크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북한은 김정일이 1942년 2월 16일 백두밀영의 한 귀틀집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면서 1970년대부터 이곳을 혁명사적지로 조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