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국경선인 압록강을 따라 판자 울타리를 세우는 작업이 한창이라는 소식입니다. 중국 쪽에서 건너다보지 못하게 막는다는 건데 주민들은 황당한 조치라며 어이없어 한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양강도 혜산시 당국이 북-중 국경선인 압록강 제방(둑)위에 3M 높이의 판자 울타리를 세우라는 지시를 내려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혜산시 시작점인 연풍동부터 끝자락인 혜탄동까지 압록강 일대를 모두 판자로 막으라는 지시가 내렸다”며 “시당에서 직접 지시가 내려 매 인민반별로 구간을 떼어 할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지금 여기(혜산시)에선 국경을 판자로 가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매 인민반별로 과제를 주어 이달 20일까지 압록강 연선을 모두 울타리로 가리라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러한 지시를 내린 곳은 양강도 혜산 시당위원회로 아직까지 양강도당이나 노동당 중앙위가 이런 지시에 개입됐는지는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이와 관련 소식통들은 갑자기 압록강 주변을 3M 높이의 판자로 막으라는 지시가 내린 것은 혜산시와 마주하고 있는 중국 길림성 장백현이 ‘백두산 관광코스’로 지정되어 중국인은 물론이고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혜산시는 압록강 폭이 좁아 맞은 켠 장백현에서 사진을 찍을 경우 가까운 마을의 불결한 위생 상태와 낡은 살림집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나라망신을 시킨다는 것이 주된 요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워낙 판자 값이 비싼데다 압록강 변을 울타리로 가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판자 값은 기존의 세 배로 뛰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길이 3M에 폭이 20cm인 이깔나무 판자 한 장에 우리 돈(북한 돈) 3천원이었는데 지금은 1만원을 주고도 사기 어렵다며 통 강냉이 4kg을 주어야 겨우 판자 한 장을 맞바꿀 수 있는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인민반별로 맡은 과제는 다시 매 가정세대 당 2M 구간으로 분할됐는데 이러한 구간을 다 막을 판자와 각자까지 사려면 북한 돈 13만원, 중국인민폐 100원(위안) 정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계산입니다.
더욱이 이렇게 “판자로 국경연선을 둘러싼다고 해도 겨울철이면 땔감이 없는 국경경비대나 주변의 마을 사람들이 다 뜯어 갈 것”이라며 “왜 이런 미친 짓을 벌려 놓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소식통들은 혜산시 당국의 해괴한 지시를 맹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