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국경경비대가 밀수와 탈북을 방조하고 돈을 번다는 사실, 이미 잘 알려졌지요, 그런데 군인들이 그 돈으로 가족들을 먹여 살려 '효자'라는 칭찬까지 듣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군대 복무를 하는 와중에도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북한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함경북도 회령지구 27여단 국경 군인들과 연락하고 있는 탈북자 장영민(가명)씨는 "국경경비대가 돈을 벌어 가족들에게 보내주고 있는데, 손전화가 한 몫하고 있다"고 2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장 씨: 국경경비대들이 돈을 벌어서 일단 부모들에게 보내서 우선 핸드폰부터 구입시키고 일반 비밀이야기가 아니고는 통화가 다 되고, 전사부터 중대장까지 고향과 통화 안 하는 사람이 없고요.
과거에는 군인들이 10년 동안 자기 고향과 연락을 두절하고 살았지만, 요즘에는 손전화가 확산되면서 제일 선호하는 물건이 됐다는 것입니다.
장 씨는 27여단 6중대 소속 한 군인의 실례를 들면서 "부소대장으로 승진한 이 군인은 하루 저녁에도 밀수를 허락하는 대가로 인민폐 500위안을 번다"면서 "이렇게 돈을 모았다가 1년에 1천 달러 정도를 집에 보내준다"고 말했습니다.
국경경비대가 고향에 돈을 보내기 위해서는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방조를 받아야 합니다.
다시 장 씨의 말입니다.
장 씨: 자기가 돈을 1천 달러를 벌어가지고 함흥에 보내겠다고 하면 회령시의 아는 사람에게 수수료를 좀 줄 테니까 집에 좀 보내달라고 부탁하면 당연히 하지요.
국경군인들은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수수료를 주고 환치기 수법으로 다른 지방에 사는 가족들에게 돈을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령시에 있는 군인이 함흥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낼 경우, 회령의 돈주에게 수수료 10%를 주면 그 돈주는 함흥에 있는 친척에게 연락하고, 군인의 가족은 그 돈주의 친척을 찾아가 돈을 찾는 식입니다.
이처럼 국경경비대원들이 가족들을 먹여 살리자, 군인 가족들은 "아들 덕분에 배고픔을 모르고 산다"며 '효자'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 씨는 전했습니다.
북한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중국 밀수꾼들이 북한으로 짐을 넘기는 경우, 밀수짐 한 개 당 보통 인민폐 100위안씩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군인들이 탈북을 방조하는 경우에는 돈의 액수도 올라갑니다.
양강도 지방의 한 주민은 "국경경비대가 한 사람 중국에 넘기는 데 보통 인민폐 5천 위안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은 "요즘 공병부대에 나가면 영양실조에 걸려 귀가하는 군대들이 많지만, 국경경비대는 가족까지 먹여 살려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부모들은 자식을 경비대에 보내기 위해 군사동원부에 뇌물을 건네며 사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