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존 볼턴 (John Bolton) 전 유엔 대사는 힐 차관보의 방북 결과에 대해선 "현재 극소수의 인사들만이 알고 있을 뿐 자세한 내막은 알려진 것이 없지만, 부시 행정부가 이번에도 양보할 것이라는 개연성이 아주 높다(very high)"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플루토늄에 국한한 검증안에 합의하는 대가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 볼턴 전 대사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Amb. Bolton: Well, if in fact that's what they agreed to and as a result, the United States would take N. Korea off... (만일 부시 행정부가 그와 같은 검증안에 합의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다면 미국으로선 대단히 당혹스런 일이다. 또 그런 행동은 북한에 대해서도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핵을 보유할 것을 조장하는 신호이다.)
볼턴 전 대사는 특히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과 핵 확산 여부에 대한 검증을 추후로 미룬다면 “북한에게는 엄청난 쾌거이겠지만 북한에 양보만 해온 부시 행정부에겐 치욕스런 일이 될 것”이라면서 비판하고 “북한이 핵시설 원상복구를 위협하고 국제원자력기구 요원들에 대해서도 추방령을 내린 만큼 지금은 테러해제를 단행할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임기를 불과 석 달 남겨둔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핵협상을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서 볼턴 전 대사는 라이스 국무장관의 ‘욕심’을 탓했습니다.
Amb. Bolton: I think the State Department is very determined to show N. Korea is a success for Sec. Rice during her tenure, and therefore it's a very dangerous time for the United States. (내가 볼 때 특히 국무부가 라이스 장관의 재임중 대북 협상이 성공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미국에 아주 위험한 시기다.)
부시 행정부 2기 시절인 2005년 8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유엔대사를 지낸 볼턴 씨는 현재 자신을 포함한 보수 인사들은 “국무부가 보여준 협상 행태에 아주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우린 검증 의정서를 북한의 속임수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보호 장치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에 이번에도 양보한다면 정말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볼턴 전 대사는 특히 북한이 최근 국제원자력기구 요원에 대해 추방령을 내린 것은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부시 행정부는 지금부터 차기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북한과 일체의 대화는 물론 중유공급도 중단해 북한이 대가를 톡톡히 치루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볼턴 전 대사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식량 지원과 관련해 “식량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은 북한 군부에 전용되지 않고 실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국제적인 감시망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앞으로도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