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인서점 모두 없앨 것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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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당국의 허가를 받지않은 출판물들에 대해 단속에 나섰습니다. 특히 개인이 몰래 프린터를 소지하거나 해당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프린터로 불법 출판물을 복사하는 행위를 역적행위로 규정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장마당에서 출판물을 팔거나 개인 도서관을 운영하다가 적발될 경우 본인은 법적으로 징벌하고 가족들은 모두 농촌으로 추방한다는 방침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불법출판물을 뿌리뽑기 위한 취한 조치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이제부터 일체 출판물들을 장마당에서 못 팔게 됐다”며 “장마당에서 책(도서)을 팔거나 집에서 도서관을 운영하다 잡힐 경우 가족들까지 모두 추방한다는 지시가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최초의 출판물 거래는 ‘고난의 행군’시기 학생들의 교과서를 몰래 팔던 장사꾼들에서 비롯됐다며 하지만 최근 중국을 통해 불법 출판물들이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책(출판물)장사를 금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보통 장마당 책장사꾼들의 경우 당국이 승인한 도서를 앞에 내놓고 뒤로 몰래 불법도서들을 팔고 있다며 때문에 국가적으로 승인된 도서는 물론, 일체 모든 출판물의 판매행위를 금지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이번 출판물 금지 지시는 중앙의 한 간부의 대학생 딸이 장마당에서 사온 소설에서 시작됐다”며 “퇴폐적인 소설들이 장마당에서 팔린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간부가 김정은에게 직접 보고해 단속을 시행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번 지시문에 국가적인 승인이 없이 몰래 프린터를 가지고 있거나 국가적인 승인을 받지 않고 기업소에 있는 프린터로 출판물을 인쇄한 자들은 어떤 내용인가를 불문하고 역적으로 취급한다는 내용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대학생 소식통도 “그동안 불법 알판(DVD)나 한국노래만 통제하던 사법기관들이 때늦게 불법도서 확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며 “이미 개인들에게 팔려나간 불법도서만 따져도 그 량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도서의 대부분이 중국 연변에서 출판되는 조선말잡지들과 소설들이라며 이런 잡지나 소설들은 따로 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어 밀수꾼들 속에서 ‘밑천 안 들이는 장사’로 불린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최근까지 장마당에서 많이 팔린 불법도서들로는 ‘세계 육담집’, ‘기자활동상식’과 같은 일반 상식도서들이며 그 외 ‘인간의 한계’, ‘육식동물’, ‘아버지의 휴가’와 같은 중국 퇴폐소설들이 개인들의 프린터로 복사돼 팔렸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