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경 넘는 비용 올랐다

북한 당국이 ‘150일 전투’를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주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북은 계속되고 있다고 남한 내 북한 소식통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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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연선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특히 도강자가 많이 이용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 쪽엔 철책 또는 함정을 만들어 탈북을 막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탈북자는 여전히 두만강이나 압록강을 넘어 탈북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북한 함북도 온성에 있는 북한주민과 전화 통화를 했다는 탈북자 친목단체인 숭의동지회의 최청하 사무국장입니다.

최청하: 거의 3,000명씩 한국에 넘어오니까 북한에선 자극을 받은 겁니다. 그래서 북한에선 국경경비대를 교체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비대의 상급 부대에서 돈을 주고 넘어게 해달라 하면, 받은 돈은 가져도 된다 대신 사람은 신고를 해라 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국경 경비병과 안면이 있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액수보다 큰 뇌물을 쓰면 경비대 장교는 그 돈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착복하기 위해 탈북자의 도강을 묵인해 주고 있다는 것이 최 씨의 설명입니다.

북한 당국의 단속이 심해 질수록 탈북에 들어가는 비용은 늘어나지만 탈북 자체를 막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150일 전투 중인 북한에선 요즘 통행증이 없으면 낮에 길거리를 마음대로 돌아 다니기도 어려울 정도라고 알려졌습니다. 이런 상황이 탈북 비용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철광: 지금 상황에선 ‘150일 전투’ 때문에 돈을 많이 요구합니다. 출장증명서도 잘 안 나오고요. 150일 전투 전에는 80% 출장 증명서가 나왔다면 지금은 60%밖에 안 나옵니다.

탈북자 이철광(가명) 씨는 요즘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국경까지 가서, 중국 측에 넘겨 주는 데까지 들어가는 탈북 비용은 북한 돈 1만원, 즉 미국 돈으로 하면 약 2천 달러에서 많게는 2천500달러 정도라고 말합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현재 남한에 살면서 북에 있는 주민이 국경을 넘는데 선을 연결해 주는 박경순(가명) 씨의 말입니다.

박경순: 지금 연선 지역에 부대 이동이 있어 중개인이 주민을 탈북시키기도 힘들고, 장마가 돼서 무산 쪽은 도강하기가 어렵습니다.

요즘은 강물이 불어나 경비병 몰래 두만강이나 압록강을 넘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북한 쪽 국경지역의 소식을 전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은 북한에선 국경경비대 근무성원들이 순환 근무를 서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함경북도 국경경비대에 있던 군인들이 6개월 후에는 자강도나 양강도로 옮기는 식입니다.

남한에서 중국이나 제3국에 있는 탈북자의 남한행을 주선해 주는 또 다른 탈북 여성 김현아 씨는 철책이나 감시 카메라 또는 국경 경비대의 순환근무가 탈북의 과정을 어렵게 만들 수는 있지만 북한 체제가 변하지 않는 한 계속되는 탈북 문제는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현아: 심지어 어떤 사람이 있었나 하면 제가 이번에 데려온 사람인데 중국에 살다가 북송 당하고 자강도 만포에서 교화 생활을 했던 여성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다시 탈북을 하는데 보안서 지도원이 돈을 달라 해서 중국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해서 보위 지도원에게 인민폐 만 원을 주고 생활비로 썼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보위 지도원이 넘어가 그리고 ‘다시는 잡혀 나오지마, 네가 나오면 내 목 날아간다’ 그랬답니다. 돈이면 다 된다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김 씨는 북한에서 못사는 사람은 여전히 어렵고, 이젠 중산층도 당국이 심하게 단속을 하는 상황이라 장사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대부분 150일 전투가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에 넘어왔던 사람들은 북한에서는 다시 살 수 없어 결국 재탈북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