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경지역 ‘제2봉쇄선’도 뇌물수수 심각

북한이 탈북자를 막기 위해 지난해 말 국경경비대와는 별도로 국경 지역에 민간 규찰대가 지키는 ‘제2봉쇄선’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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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탈북 단속을 미끼로 이 민간규찰대의 뇌물 요구가 극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말 북한은 회령시와 무산군을 비롯한 북부 국경 일대에 탈북자들을 막기 위해 '제2봉쇄선'을 만들었습니다.

국경경비대가 지키는 후방에 설치된 '제2봉쇄선'은 노동당 민방위부 산하 노동적위대와 보안성 순찰대가 공동으로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제2봉쇄선'을 지키는 민간 규찰대도 단속된 주민들에게 돈을 요구하고 부정 부패를 저지르고 있다고 익명을 전제로 한 재중국 동포가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제1 봉쇄선으로 경비대하고 이때까지 밀매도 하고 그리고 사람도 넘기고 했어요. 그런데 2봉쇄선이 강화되면서 실제 잡힌 사람들한테서 돈만 받으면 살려준대요. 초소도 돈이면 통하고 민방위대도 돈이면 다 통한대요.”

이들은 탈북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길목에 모래판과 보초막을 만들어 놓고 24시간 경비를 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자기 통제구역을 지나는 주민들을 단속하고, 용무를 묻고 사유가 분명치 않을 때는 뇌물을 바쳐야 보내준다고 이 재중국 동포는 말했습니다.

사실상 탈북을 위해 도강하려는 사람들이 민간 규찰대 단속에 걸렸을 경우 돈을 바치면 이들의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제 2봉쇄선마저 뇌물로 구멍이 뚫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경경비대와 민간규찰대 사이의 마찰도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7일 회령시 강안동에서 국경경비대가 뇌물을 받고 도강자를 데리고 가다가 노동적위대 규찰대의 단속에 막히자, 국경경비대 1개 소대와 규찰대가 난투극을 벌여 수십 명이 병원에 실려 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이 재중동포는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지방과 연락하고 있는 탈북자들도 국경경비대가 노골적으로 돈을 받고 탈북을 방조하는 사태를 후방에서 민간 규찰대로 하여금 감시하게 하기 위해 ‘제2 봉쇄선’이 설치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노동적위대 규찰대도 뇌물 수수에 가담하면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현지주민들이 말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했습니다.

최근에 탈북자 도강 비용이 중국 돈 8천원(한국 돈 160만원)을 넘어선 것도 탈북자를 도강시키는 데 국경경비대와 노동적위대가 돈을 나누어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