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 국경경비대 대원들이 주민들의 탈북을 유도한 후 이들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포상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국가보위부가 국경경비대를 조사하고 사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탈북을 시도하다 체포된 주민들에 대한 처리문제가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얼마 전 양강도 국경인근에서 탈북을 시도하던 김씨의 가족들은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모두 체포됐습니다. 이미 5년 전에 탈북 해 한국에 정착한 김씨(38살)는 여성의 몸이지만 열심히 일해 모은 돈을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 이들의 생활을 도왔습니다. 북한의 가족들은 김 씨가 보내준 돈으로 어렵지 않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탈북해서 한국에 오라는 김씨의 권유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던 김씨의 가족들에게 심경변화가 생긴 것은 올해 1월 중순. 북한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으니 한국에 갈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북한의 가족들은 평소 아들처럼 가깝게 지내던 국경경비대 군인으로부터 압록강을 건널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고 말했다는 것 입니다.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도기간이어서 국경경비가 한층 강화된 것을 알고 있는 남한의 김 씨는 께름칙한 생각도 들었지만 가족들의 요구가 하도 강경해 물리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얼마 후 압록강을 건너던 가족들이 주변에 잠복해있던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체포되어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탈북여성 김 씨의 말입니다.
탈북여성 김모씨:
유인이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연락을 가지고 있던 선을 통해 알아보니 경비대가 유인해서 체포한 거라고…
현재 탈북을 시도하다 양강도 보위부에 체포된 주민들은 가족들과 어린이들까지 포함해 40여명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씨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이들 중 상당 수 주민들이 국경경비대의 유인탈북에 걸려들었다는 것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양강도 보위부도 탈북자들을 체포한 포상으로 ‘노동당 입당’ 추천까지 받은 혜산시 강구동 국경경비대초소 부소대장을 체포하는 등 국경경비대를 강력히 단속하고 나섰다고 김씨는 주장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 사망 후 당국이 국경경비를 강화하면서 탈북자들을 현장 체포한 경비대원들에 한해서는 노동당입당과 함께 제대될 때 본인의 희망에 따른 대학추천과 ‘대동강 과수농장’에 배치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특혜조치가 내리면서 과거 주민들의 밀수를 방조한 혐의로 노동당입당이 보류된 병사들과 올해 5월, 만기제대를 앞둔 경비대 군인들이 도처에서 포상을 노린 유인탈북을 조장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유인탈북에 걸려든 주민들이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탈북을 시도하다 체포된 주민들이 너도나도 유인탈북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등 체포된 주민들과 국경경비대 간에 생사를 가르는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