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달 6일 조선소년단 창립 66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조선소년단연합 단체대회’를 개최하고 전국의 소년단대표 2만여 명을 선발, 평양에 초청한 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간부들이 자기 자식들을 소년단대표로 만들기 위해 선발심사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한 사실이 밝혀져 간부층 부모들이 처벌당할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최근 북한 전역에서는 지난 6일 평양에서 개최된 조선소년단연합 단체대회 대표선발을 둘러싸고 주민 불만이 비등하고 있습니다. 간부층 부모들의 비뚤어진 자식사랑으로 인해 일반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졌고 이 같은 사태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까지 보고되어 간부들이 하루아침에 하류층으로 전락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양 주민 량 모 씨는 “지난 소년단 창립기념행사에 전국의 소년단 대표 2만 명을 평양으로 초청하면서 김정은 장군이 노동자, 농민, 하급 군 간부, 영예군인 자녀 등 하급 소외계층 자녀들을 중심으로 선발하라는 지시를 내렸었다”고 말했습니다. 량씨는 또 “그러나 지방 간부들이 이를 무시하고 자기 자식들을 평양에 보내기 위해 선발심사 서류에 부모의 직업을 하급간부나 노동자 등으로 허위기재해 대표단에 선발되게 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최고지도자의 지시를 어기면서까지 자기 자식들을 소년단대표에 뽑히게 한 간부들의 비리내용을 보고받은 김정은 제1비서가 대노했으며 비리를 저지른 간부들을 모두 엄중 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량 씨는 주장했습니다.
량 씨에 따르면 김정은이 기업소 간부가 노동자로 기재했으면 노동자로, 고급 군 간부가 하급 간부로 기재했으면 하급간부로, 농장간부가 농장원으로 기재했으면 기재한 그대로 농장원으로 모조리 강등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김정은의 지시로 해당 부처에서 서류 요해작업을 꼼꼼히 진행하고 있으며 부정이 밝혀진 해당 간부가 하루아침에 노동자로 내려앉는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6일 개최된 조선소년단연합 단체대회는 대회에 참가할 소년단대표 선발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 힘없는 일반 주민들의 원성이 높았습니다. 당시 평양에 초청된 전국의 소년단 대표들은 평양동물원과 놀이공원 방문, 서커스 관람과 평양 일대 명승지 관광, 김정은 제1비서와 함께 사진촬영은 물론 푸짐한 선물 등 과거에는 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환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7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양 소년단 단체대회와 관련 “말로만 하급 노동자, 농민 자녀들 위주로 소년단대표를 선발한다 해놓고 결국은 간부 자식들만의 잔치로 바꿔 놓았다”는 북한 주민들의 비난과 원성에 대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친지 방문차 중국에 나왔다는 또 다른 북한 주민은 “소년단대표 선발 비리가 가장 많은 곳은 평성지역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김정은 제1비서가 이번만큼은 속 시원하게 잘 처리한다며 주민들이 반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선전 매체들은 소년단대회를 앞두고 “66주년을 맞는 올해 조선소년단창립기념 단체대회에 전국의 소년소녀 2만 명을 평양에 초청해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으며 당국은 참가하는 학생들의 수송을 위해 항공기와 특별열차를 동원하는 등 행사에 공을 들였습니다.
당시 매체들은 “평양 초청대상에는 광산채탄공의 아들, 벌목공의 아들, 염소방목공의 아들, 평범한 농민의 자녀와 고난의 행군시기에 부모를 잃은 고아들, 심지어 전과자의 자녀도 대표로 선출되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