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대 입학 뇌물 4천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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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체제 들어 교육의 질과 환경을 개선하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내려가면서 재정난에 쪼들리는 북한 대학들에서 기부입학제도, 즉 달러를 받고 입학시키는 행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새학년도 입학생 모집과 관련해 북한의 대학들이 기부입학제도를 암암리에 실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과 중국을 자주 오가는 한 무역 중개상인은 "대학 문턱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어 대학 지원자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은 11일부터 12일까지 새학년도 입학생들을 선발하는 대학 예비시험을 전국적으로 치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상인은 "김일성 종합대학과 평양 외국어대학 같은 곳에 입학하자면 본인의 점수도 좋아야 하지만, 최소 미화 4천~5천 달러가 있어야 갈 수 있다"면서 "이는 3년 전에 비해 20%가 오른 가격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외 장철구상업대학은 3천 달러로, 최근 여성들 속에서 관광안내원 인기가 상승하면서 이 대학 관광학부에 돈을 대고 입학하려는 특권층들이 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김일성 종합대학 부속대학인 평양의학대학의 경우에는 "새 롱그방(롱밴 차량)을 가져오는 학생을 대학에 입학시키겠다"고 공공연히 알릴만큼 학생들에게 손을 뻗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이 상인은 "물론 입학점수를 높게 받은 수재들까지 다 뇌물을 고이는 것은 아니고, 점수가 좀 모자라지만, 힘있는 집안의 자녀들이나 돈 많은 귀국자들이 기부 입학을 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이런 자녀들은 비록 예비시험에서 탈락됐다 하더라도 학교당국이 별도로 집행하는 입학 뽄트(할당)를 받아 좋은 대학에 특례 입학할 수 있습니다.

평양의 주요 대학들에서 입학할 때 돈이 많은 드는 반면에 지방의 대학들은 돈의 액수가 좀 작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리원시 농업대학 사정에 밝은 한 북한 주민은 "농업대학의 경우에는 모르는 처지에서는 미화 800달러, 잘 아는 사람을 통하면 300달러면 입학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 교육의 질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재정난에 쪼들리는 대학들에서도 어쩔 수 없이 학생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북한의 한 교육관계자는 "입학권한을 행사하는 학장이나 초급당비서, 간부과의 간부들이 입학계절에는 노후 준비를 위해 상당한 량의 뇌물을 걷어 들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