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신압록강대교, 북한 허허벌판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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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이 전액 부담해 건설하고 있는 신압록강 대교 개통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위성사진으로도 중국에서 압록강을 가로 질러 북한에 다다른 교량이 벌판 한 가운데서 뚝 끊긴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이한나 인턴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정부가 건설비를 전액 부담해 추진하는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신압록강대교가 완공됐으나, 북한의 비협조로 개통시기가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넷 위성 지도서비스인 구글 어스(2014년 9월 24일 촬영)로 현재 신압록강 대교 주변을 살펴보면, 이 다리는 압록강과 백사강이 합수되는 지점에 3km길이로 가로질러 있습니다.

중국이 22억위안, 미화로 약 3억 달러 이상 투입해 건설한 신압록강 대교는 이미 완공되어 북한 쪽에 닿았지만, 북한 쪽의 다리 끝단은 누런 논밭에 연결된 상태입니다.

이 대교가 개통되려면, 북한 쪽에 있는 다리 끝이 평양-신의주를 잇는 국도 제1호선까지 연결되어야 하지만, 북한은 손대지 않은 상태입니다. 대교 끝에서 국도 제1호선까지 약 4km거리는 논밭으로 뒤덮여 있을 뿐 전혀 착공되지 않았습니다.

또 중국 쪽은 다리 진입부부터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와 국경검문소, 세관과 통관시설을 비롯한 다양한 기반 시설이 건설됐지만, 북한 쪽에는 이러한 기반 시설이 전혀 들어서있지 않습니다.

북한이 신압록강 대교건설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와 관련해 한국언론은 북한 측이 중국에 다리 건설뿐 아니라 통관시설은 물론, 신압록강대교에서 평양까지 나가는 고속도로 건설에 필요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도 처음에는 자금 지원을 고려했으나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 핵미사일 시험에 몰두하고, 친중파로 알려진 장성택을 처형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냉랭해진 북중관계로 대북경협 사업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 북한이 개방확대에 따른 체제안정을 우려한 나머지 대교 건설에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한 탈북자는 “현재 신압록강 대교가 건너간 자리는 강폭이 좁은 곳이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북한이 굳이 현재 위치를 택한 이유는 백사강에 위치한 국안전보위부 10호 초소를 통해 ‘중국 바람’을 단속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평안북도 용천군과 마주한 압록강 폭이 상대적으로 좁아 보이지만, 북한이 이곳으로 다리위치를 정할 경우, 중국에서 밀려오는 자유화 바람을 막기가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신압록강대교가 실질적으로 개통되기까지는 북중 관계 개선을 포함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