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최근 북한 지역에 외부 정보가 많이 유입되면서 개혁.개방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특히 라디오 방송과 DVD 알판이 정보 전달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처음 들었던 방송이 남한의 KBS이었고요. 나중에는 극동방송, VOA, RFA 등 다양하게 청취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놀랐죠.”
2008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백요셉 씨가 북한에 있을 때 대북방송을 청취했던 경험담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22일 오후 한국언론재단에서 열린 북한문제전문 언론인 토론회에 참석한 백 씨는 북한에서 듣는 외부의 라디오 방송이야 말로 북한 주민들의 유일한 휴식처이고, 희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백 씨는 어린 시절 김정일이 내린 교시, 말씀이 세상의 유일한 진리인 줄 알았고, 그러한 지도자가 존재하는 우리조국이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인민의 지상낙원이라고 믿었지만, 대북방송을 듣기 시작하면서 사실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백 씨는 남쪽 방송에 중독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상냥하고 부드러운 젊은 여성 방송원의 목소리와 말투였다고 말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전투적이고 격동적인 북쪽 방송원의 힘찬 목소리만 듣다가 남쪽 방송원의 목소리는 북쪽 사람들에겐 새롭고 매력적이었던 것입니다.
백 씨는 북한 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외부 라디오를 듣는 사람이 적지 않고, 대북 라디오방송이 늘고 있어 외부 라디오를 듣는 사람의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대북 라디오 방송 청취는 최근 북한의 간부층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게 백 씨의 설명입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북한 내부 취재 활성화에 대한 논의도 있었습니다.
한국 내 북한전문 인터넷 뉴스를 제공하는 데일리NK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는 박인호 씨는 북한에서 일어난 사건과 사고 등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유출되기 시작한 시기가 2005년부터라고 밝혔습니다.
박인호:
2005년 전후로 북한 일반 인민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립니다. 북한 지도부와 간부들은 국제사회의 원조를 독점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자기들의 배가 고프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결과, 북한 내부 상황을 외부로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2005년 함북 회령에서 발생한 공개총살 사건이 외부 세계에 알려지게 됐다고 박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박 국장은 지난해 말 전격 단행돼 북한에서 큰 혼란을 빚었던 화폐개혁 사실보도도 이런 북한 주민들의 제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합니다.
박 국장은 그러면서 오직 한국과 미국, 혹은 국제사회만이 근본적인 개혁조치를 취하지 않는 북한당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소문까지 점차 퍼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국경없는 기자단의 한국 지부장, 레이몬드 김 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레이몬든 김:
전 세계 언론의 자유를 지키자는 취지에서 공익광고를 시작했는데요. 포스터에 인쇄할 세 명의 언론 탄압자를 모델로 선정했습니다. 그 첫 번째가 김정일이고, 그 두 번째가 리비아의 가다피, 셋째가 이란의 아마디네자드입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달 북한을 10대 언론 탄압국으로 발표했습니다.
10대 언론 탄압국으로 꼽힌 나라에는 북한과 중국, 이란, 미얀만 등으로 북한은 언론 자유 지수 전체 평가 대상 178개 국가 가운데 177위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