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된 남북관계 불심(佛心)으로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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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남북한 불교단체가 다시 한 번 손을 잡았습니다. 이번에는 금강산에 있는 신계사에서 남북이 공동법회를 연다고 하는데요. 법회에 앞서 남북한 불교 관계자들이 오늘 금강산에서 만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금강산 4대 사찰 중 하나인 신계사. 신계사는 신라 시대 때부터 이어온 고찰로 임진왜란 때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승군을 일으켜 지휘한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합니다.

외금강 온정리에서 옥류동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신계사는 6.25전쟁 때 폭격으로 소실됐으나, 2004년 4월 남북이 복원 사업에 착수해 2007년 10월 복원 공사를 끝냈습니다. 당시 이를 기념해 남북 불교인들은 낙성법회를 했습니다.

5년이 흘러 신계사 낙성 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남북한 불교인들이 다시 한 번 법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입니다.

남측에서는 조계종이, 북측에서는 조선불교도연맹이 법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측은 법회 개최에 앞서 13일 실무진들이 금강산에서 만나 법회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방북자는 조계종의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본부장이신 지홍 스님 등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및 총문 관계자 열아홉 분이 11시 10분경에 출경하셔서 오후 5시경에 돌아오실 예정에 있습니다.

양측은 앞서 지난 5일에도 개성에서 만나 대북 수해지원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조계종 측은 조만간 밀가루 200톤을 북한에 지원할 계획입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승려와 신부, 목사 등 성직자들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북한 주민들은 종교에 대해 무관심하며 매우 무지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기독교와 천주교에 대해서는 ‘미제의 앞잡이’ 또는 ‘미제의 스파이’로 여기며 상당히 거부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불교는 북한 지식인층에 의해 임진왜란 등 민족이 어려울 때 나라를 구하는데 앞장섰다 하여 애국종교 또는 민족종교로 인식해 비교적 호의적인 편입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 당국도 인권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기독교나 천주교보다는 상대적으로 국제적인 연대성이 적은 불교와의 관계를 선호해왔습니다.

최용환 경기개발연구원 동북아연구센터장: 기독교단체가 국제적인 연대성이 있었기 때문에 북한입장에서 내부적인 임팩트(충격)가 작으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집단을 선호할 것이고, 그렇다면 기독교단체보다 불교단체를 더 선호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경색된 남북관계의 책임을 남한 당국에 떠넘기기 위해 남한 당국을 상대로는 계속 강경하게 맞서고 있지만, 비교적 신뢰를 쌓아온 불교단체와 같은 민간단체를 상대로는 유화정책을 펴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