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군 수뇌부, 작년 말 극비 방북

북한과 버마 간 긴밀한 군사 협력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버마의 군 고위 대표단이 지난 해 말 북한을 비밀리에 방문해 북한 군 수뇌부와 회동 중인 사진과 관련 기밀 문서가 공개됐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입수한 사진Opens in new window ]

과 기밀 문서는 버마 군부 내 서열 3위인 쉐 만 장군과 북한의 김격식 당시 인민군 총참모장이 양국 간 긴밀한 군사적 공조를 위한 양해 각서에 서명하고 군사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데 합의한 사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버마 국방부의 한 관계자를 통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입수한 이 사진과 문서는 모두 100여 건으로, 버마 군 당국 서열 3위인 쉐 만 장군이 이끄는 고위급 군 대표단이 지난 11월 21일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가장해 22일 북한을 극비리에 방문해 각종 군사 시설을 견학하고, 긴밀한 군사 협력을 위한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b>양해각서 평가서의 일부 </b>

1. 양국 군이 훈련과 연수에 협력하기로 한다. 버마 군대는 특별 부대, 군사 안보 , 땅굴 유지, 방공 훈련, 그리고 언어 연수에 있어 협력에 주력한다.

2. 양국 군이 수송용 항공기와 선박을 보관할 수 있는 땅굴을 파 지하 군사 시설을 설치하는 데 서로 협력한다. 양국은 무기를 포함한 군 장비를 현대화하는 데 협력한다. 이번 북한과 버마 간 고위급 군 당국자 회담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100 여장의 사진과 함께 입수된 버마어로 된 기밀 군사 문서는 버마 고위 관리들이 11월 22일 부터 29일 까지 북한을 방문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버마 군 당국에서 서열 3위인 쉐 만 장군을 포함한 버마 군 고위 간부 17명은 11월 21일 중국을 방문한다며 버마를 떠났지만, 바로 다음 날 중국을 거쳐 북한을 방문했다고 이 문서는 기록하고 있습 니다.

특히, 유출된 사진과 문서에 따르면 이 버마 군 고위 관리들은 중국을 들를 때는 군 제복 차림으로 대표단을 이끌었지만, 북한에서는 민간인의 복장으로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이번 방문이 극비리에 진행됐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버마 국가평화발전평의회(SPDC) 쉐 만 장군이 이끄는 고위 군 대표단의 중국 방문(2008.11.21-12.2)’라는 제목의 이 문서는 버마 고위급 군 대표단의 평양 방문이 중국 중앙 군사위원회 위원인 천 빙더(Chen Bingde) 인민해방군 총참모장과 북한의 김격식 당시 인민군 총참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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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사진을 검증한 미국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심슨 센터의 베리 블랙먼 연구원. (RFA PHOTO/정아름)

의 초대로 이뤄졌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문서는 이번 방문의 목적을 “중국과 북한의 방문과 연구를 통한 버마 군사를 현대화와 군사력 증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대표단은 쉐 만, 민트 라잉, 테이 윈 , 킨 왕 미인트, 미야 윈 장군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문서는 ‘양해 각서 평가서’라는 부문에서 이번 버마 당국의 평양 방문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버마 측 군 고위 대표단은 무기와 레이더 시설과 미사일 발사대를 견학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버마 측 군 대표단이 북한의 미사일과 로켓, 해군과 공군 방어 시스템, 지하 벙커의 건설 현장 등 북한의 극비 군사 장소를 방문한 것이 문서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특히 문서에는 버마의 군 대표단이23일에는 북한 해군 방어 통제 센터를, 24일에는 남포의 해군 본부를 이 밖에도 북한 지역 방위군, AA 무기류와 로켓 제조 공장 그리고 스커드 미사일 제조 공장을 방문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버마 군 대표단은 또 미사일, 탱크 등을 보관하고 있는 비밀 지하 벙커가 있는 묘향산을 방문했습니다. 방문은 북한이 시리아, 이집트, 이란 등에 주로 수출하는 평양 외곽에 있는 스커드탄도미사일 제조 공장도 포함했다고 문서는 적고 있습니다.

북한의 김격식 당시 인민군 총참모장과 버마의 쉐 만 장군은 26일 두 나라 간 군사 협력을 확인하는 양해 각서에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버마의 대표단이 이번 방문에서 어떤 군사 무기를 구매하지 않았다고 문서는 적고 있습니다.

스웨덴 출신의 버틸 린트너 버마 전문 기자는 중국과 같은 버마의 주요 무기 수출국이 버마에게 무기를 팔기 꺼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방문은 북한과 버마 간 군사력이 더 긴밀해 졌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주요 무기를 수출한 국가가로 리비아, 파키스탄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이것이 어려워지자 버마가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린트너 기자는 말했습니다.

린트너 기자는 "북한은 돈을 벌 수 있다면 어느 국가에게도 무기와 군사시설을 팔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양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고객을 찾던 북한에게 버마는 안성맞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린트너 기자는 버마 정부가 반 정부 언론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만들어 유포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버마와 북한 간 군사 협력 강화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이 사실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같은 국제 사회에 보여주려 이 문서를 유출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태국에 주재한 버마 군사 전문가인 테이 아웅 씨는 이번 방문을 묘사하고 있는 문서와 사진이 “신빙성이 있다”(authentic) 강조했습니다. 아웅 씨는 북한이 버마 대표단에게 그들의 전략적 무기가 생산, 은닉되는 군사 시스템을 갖춘 지하 벙커를 보여줬다는 점은 북한과 버마의 군사 협력은 점점 더 긴밀해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심슨 센터의 베리 블랙먼 연구원은 문서와 사진이 담고 있는 정보가 정황 상 이치에 어긋나진 않는다면서, 이 정보들이 버마의 북한 무기 구입을 중국이 배후에서 돕는다는 점을 부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