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제사회로부터 북한과 군사협력 단절 압력을 받고 있는 버마의 양곤에서 북한 식당이 성업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파견된 여성 종업원들의 춤과 노래 공연에다 노래방 시설도 갖춰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식당 내에 설치된 폐쇄회로 TV를 통해 손님들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버마 정부가 과거 군사 분야의 동반자였던 북한과 거리를 두려 애쓰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음식으로 버마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태국에 본부를 둔 버마의 독립언론인 '이라와디'는 18일 버마 최대도시인 양곤에서 지난해 7월 문을 연 북한 음식점 '평양고려식당'이 성업중이라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재 이 식당에서는 20대 초반의 북한 여성 종업원 12명과 여성 지배인이 일하고 있습니다.
유창한 버마어를 구사하는 이들은 식당에서 음식을 손님에게 날라다 줄 뿐만 아니라 춤과 노래 공연도 펼치고 있습니다. 북한 여종업원들은 전통 무용 공연은 물론, 어코디언 연주로 손님들의 흥을 돋웁니다.
이들은 전자기타와 건반 연주에 곁들여 버마 대중가요도 손님들에게 선사합니다.
무대 위에는 북한의 최대 식당 중 하나인 평양 청류관의 대형 전경 사진이 걸려 있어 이 곳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상하이, 자카르타, 방콕, 프놈펜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 문을 연 청류관의 분점임을 짐작케 했습니다.
주로 버마의 유명 인사나 기업인, 그리고 외국인이 찾는 양곤의 이 북한식당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라오케, 즉 노래방 시설까지 갖춰 개업 당시보다 규모가 두 배로 커졌습니다. 모두 12개인 노래방의 이용료는 시간당 2만 짯, 미화 약 23달러로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비싼 편입니다.
한편 북한 여종업원들은 가끔 북한 대사관의 허락을 얻어 양곤 시내 관광에 나서기도 하고 쇼핑몰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주로 식당에서 생활하면서 TV를 보거나 버마어를 공부한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양곤을 방문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역시 20대인 김정은과 친구가 될 수 있겠다'는 말에는 '우리의 지도자에 대해 농담을 해선 안 된다'고 정색했습니다.
'평양고려식당'에는 북한 출신의 여성 종업원 외에도 운전과 보안을 담당하는 남자 3명이 채용돼 사실상 감시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라와디'는 또 북 측이 식당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 TV를 통해 손님들을 감시하고 있다며 '평양 스타일을 양곤에 옮겨왔다'고 비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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