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김정일 분향소에 조화 산더미

MC :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와 함께 중국 내 북한 공관에 마련된 김 위원장의 분향소에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분향소가 차려진 북한 공관에는 수많은 조화가 쌓여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분향소가 마련 된지 3일째를 맞는 21일, 중국내 북한 공관에는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조화가 수북히 쌓여가고 있습니다.

단동시내에 있는 북한의 단동영사지부에 조문을 다녀왔다는 중국인 사업가 왕 모씨는 "크고 작은 조화들이 영사지부 사무실 복도에까지 늘어서있는데 계속 들어오는 조화를 더 이상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왕 씨는 또 "단동시 정부에서 보낸 조화에서부터 여러 민간 무역회사 등이 보낸 조화들이 눈에 띄었다"면서 "단동의 꽃이란 꽃은 모두 다 모아 놓은 것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단동 영사지부에 마련된 분향소로도 모자라 영사지부 사무실이 있는 빌딩의 1층에 자리한 북한식당 '류경 식당'에도 추가로 분향소를 마련해 조문객을 받고 있다는 것 입니다.

김 위원장 사망 발표 3일째인 오늘(21일)까지 단동 해관은 정상 가동 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으로 귀국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화를 판매하는 조화장사들도 눈에 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단동에서 북한을 상대로 무역업을 한다는 조선족 사업가 김 모 씨는 "북한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사업하는데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해 조문하고 조화를 보내 북한 공관에 눈도장을 찍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조문행렬의 여파로 중국 변경도시에서 흰색과 노란색 국화 꽃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어 꽃가게 상인들은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중국 단동의 한 꽃가게 주인은 "평소에 1백 위안 정도이던 작은 조화 한 다발이 1천 위안으로 올랐고 대형 3단짜리 조화 1세트는 1만 위안이 넘는다"며 "이마저도 주문이 밀려 제때 공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즐거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중국 단동 영사지부에 마련된 분향소에 다녀왔다는 앞서의 왕 씨는 "시정부 관계자, 북한 무역 주재원 등이 분향소가 마련된 첫날과 그 이튿날에 주로 다녀갔고 현재는 주로 북한과 거래를 하는 무역회사의 조문객들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분향소를 차린 북한공관측은 북한인은 물론, 중국인들의 조문은 제한 없이 받아들이면서 한국인들의 조문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동의 한 소식통은 "단동 한인회 관계자들이 개인자격으로 단동 영사지부를 찾아갔지만 북한 관계자들이 고맙지만 사양한다고 거절하는 바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조선족 무역업자 김 모 씨는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당시 조문 행렬은 사망발표 3일까지 정점에 달한 뒤 조문객이 줄어들었다"고 회고하면서 "이번에도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습니다.

한편, 중국 단동시 압록강 호텔 3층에 있는 민경련 사무실에도 혹시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그곳을 찾았던 한 언론사 기자는 "문이 굳게 잠겨있어 관계자들이 모두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