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달력 배포・사용자 엄중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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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주민들속에 유포되고 있는 중국산 달력을 모두 회수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장마당에서 몰래 팔리고 있는 중국산 탁상달력 유포자를 색출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사법당국이 집중적인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전에 배포된 달력들을 모두 회수하고 김 위원장의 생일을 ‘광명성절’로 표기한 새로운 달력을 제작해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북-중 국경지역 장마당들에서 공공연히 팔리고 있는 중국달력들을 모두 회수하고 중국 달력을 걸어 놓았던 가정들을 상대로 구입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어 두려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중국판 탁상달력 유포자를 색출하라는 지시가 내려 사법 기관들이 긴급 조사에 나섰다고 합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소식통은 “(청진시) 수남 장마당에서 중국산 탁상달력을 팔던 장사꾼들을 모두 조사하고 있다”며 “중국산 역서나 탁상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진신고 해 바치지 않을 경우 엄벌에 처한다고 선포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국경연선 장마당들에 중국산 달력들이 많이 나오면서 북한 당국이 발행한 달력들은 주민들로 부터 외면당해 왔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달력들이 별다른 단속도 없이 장마당들에서 버젓이 팔려 웬만히 돈 있는 집들에선 중국 달력들을 걸어놓는 것이 하나의 자랑거리로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중국달력들이 갑자기 단속대상이 된 것은 새해를 맞으며 청진시 장마당들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린 탁상달력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장마당에 여러 종류의 중국산 탁상달력이 있었는데 그 중 암암리에 팔린 탁상달력들에는 미모의 여성들 사진이나 나체상태 여성들의 사진이 들어있었는데 북한 돈 1만 5천 원 이상을 주어도 없어서 못 살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때늦게 사태를 파악한 북한 당국이 나체사진의 달력들을 유통시킨 범인색출에 나섰고 그 불꽃이 중국산 달력 전체로 번졌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중국달력들에는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생일이 따로 표시되지 않았다”며 “탁상달력도 해당 날짜에 일어난 국제적인 사건들과 주요 인물들이 모두 적혀있지만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은 전혀 없다”고 말해 함경북도 소식통과는 조금 다른 주장을 펼쳤습니다.

북한 당국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세계가 우러르는 위인이라고 찬양하고 있는데도 중국에서 만들어진 달력들에는 김일성, 김정일이란 이름조차 찾아 볼 수 없어 당국이 주민들 앞에 거짓 선전한 것이 들통나 망신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중국산 달력의 경우 정식으로 세관을 거쳐 들어 올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밀수를 통해 들어온다”며 “달력을 통해 유포되는 자본주의문화를 차단하자는 의미도 있지만 밀수범들을 색출하자는 의도도 담겨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