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당국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과 관련,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모든 무역 주재원들에 급거 귀국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당국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가 있던 19일 중국에 업무출장 중이던 사람들은 물론 무역 주재원들에게 전원 귀국지시를 내렸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의 한 대북 무역회사 관계자는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이 같은 사실(귀국령)을 전하면서 "귀국시한을 일주일로 한정한 것으로 보아 28일에 있을 영결식에 반드시 참석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나 친척 방문차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주민들에게는 이 같은 지시를 전달할 방법이 없어서인지 별다른 방침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북한의 친척이 자신의 초청으로 현재 중국에 나와 있다는 조선족 전 모 씨는 "친척이 90일 체류 허가를 받고 중국에 나온지 아직 한 달도 안됐는데 빨리 돌아가야 한다면서 불안 해 하고 있다"며 "가지 말라고 붙잡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매우 난처하다"고 말했습니다.
2000년 초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한 모 씨는 "과거 김일성 사망 때 친척방문차 중국에 나갔다가 장례 때까지 귀국하지 않은 사람들이 충성심 없는 사람으로 몰려 곤욕을 치렀다"고 설명하고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북한당국의 이번 귀국령에서 중국 각 도시에 소재하고 있는 북한식당의 종업원들과 중국회사들에 파견된 북한노무자들은 제외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단동의 소식통들은 "북한 식당들이 현재 영업은 중단했지만 식당을 완전히 비우지는 않았고 또 북한 노무자들이 일하는 중국회사에서도 정상적으로 조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귀국하지 않은 중국주재 북한인들은 베이징과 선양 단동 등지에 급히 마련된 빈소에서 단체로 조문을 하는 것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한편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교통편이 열악해 귀국길에 오른 북한인들이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20일 현재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베이징과 선양 출발 항공 표는 이미 동이 난 상태이고 베이징에서 평양까지 가는 국제 열차편의 표도 구하기 어렵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동의 북-중해관은 김 위원장 사망발표 이틀째인 오늘도 통관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귀국하려는 북한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중국으로 나오는 화물트럭과 북한 주민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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