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김정일 면담 성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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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원로 정치 지도자 4명이 오늘 평양을 방문합니다. 이번 북한 방문에서 김정일 위원장과도 면담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번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는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부룬트란드 전 노르웨이 총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등 국제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전직 수반들이 함께 합니다.

이들 4명은 세계 원로 정치 지도자들의 모임 ‘엘더스’의 회원입니다.

이들은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에 머물며 위기에 휩싸인 남북관계를 비롯해 북한 핵문제 등을 북한의 관련 인사들을 만나 논의할 예정입니다.

뭐니 뭐니 해도 이번 방북의 가장 큰 관심 사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여부입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방북에 앞서 25일 중국 북경 래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이 방북해서 김 위원장과 면담할 지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카터 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또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이명박 대통령한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카터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반면 김 위원장의 면담 문제는 전적으로 북한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일단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을 하면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을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한 내부에서 카터 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가져 오느냐에 따라 면담 성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봅니다.

실제로 작년 7월 카터 전 대통령의 북한 방문 때도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결국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일정과 겹쳐 면담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또 이번 방북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제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이번 방북의 가장 큰 목적에 대해 어린이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라고 언급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로부터 방북과 관련하여 특별한 부탁을 받았느냐는 질문엔 부탁 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번 방북에서 기회가 되면 “이해가 될 수 있는 정도의 얘기는 할 것”이라고 전해 모종의 역할을 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이 때문인지 카터 일행의 방북을 앞둔 지난달 말 실무진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조병제 대변인입니다.


조병제:

우리 외교통상부의 당국자가 만난 적은 있습니다. 만나서 현재 상황, 이곳의 정세 등에 대해서 우리가 설명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카터 일행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다고 해도 북한이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선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직접 남북관계 개선과 정상회담에 대한 뜻이 있음을 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카터 일행은 평양 방문이 끝난 뒤 곧바로 서울에 들러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