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부, 백두산 화재원인 본격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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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보위부가 '혁명의 성지'로 일컫는 백두산에서 발생한 화재의 범인을 잡기 위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당국은 일단 어린이들이 감자를 구워먹다 불을 냈다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대형 산불이 스치고 지나간 양강도 삼지연군 일대에서 방화범을 잡기 위한 국가보위부의 수사가 본격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혜산시와 자주 연락하는 한 대북소식통은 "보위부와 보안서에서 방화범을 잡기 위해 일제히 사건 조사에 들어갔다"며 "화재 현장에서는 '감자를 구워먹던 어린이들이 부주의로 놓은 산불'이라는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삼지연 보위부 등 보안기관은 "5~6명의 아이들이 감자를 훔쳐다 산에 들어가 구워먹다가 산불이 발생했다"는 현지 주민들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특히 이번 산불로 김일성 김정숙을 찬양하는 구호나무를 비롯해 혁명사적지가 일부 훼손됐기 때문에 사건이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는 전망에 현지 주민들이 두려움에 빠져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약 6만 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이번 화재 진화 작업에 주민들을 동원시키느라 뛰어다니던 보위부와 보안부 소속 기관원들도 이제는 방화범 찾기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그토록 중시하는 백두혈통의 상징인 백두산에서 화재가 발생한 만큼 국가안전보위부도 급기야 수사 인력을 현장에 파견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산불이 외부세력과 결탁된 불순 세력이 저지른 방화라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고 또 다른 양강도 출신 탈북자는 주장했습니다.

양강도 백암군이 고향인 다른 탈북자는 "가족들과 방금 전화를 해보았는데, 이번 화재는 혁명사적지를 훼손하기 위해 나쁜 놈들이 저지른 책동이라는 여론이 주민들 속에서 돌고 있다"면서 "보위부에서는 주민 신고를 적극 포치(지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자기 고향 사람들로부터 산불이 크게 번졌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백두밀영 고향집이 손상되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번 화재사건 처리가 장기화 될 경우 보위부의 문책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보위부가 이번 화재사건을 미성년 범죄로 조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