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의 김희중 대주교를 포함해 천주교 관계자 17명이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남북 천주교 교류와 평양 장충성당 보수 문제 등을 논의하게 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가 북측 조선가톨릭교협회의 초청으로 1일 나흘간의 방북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방북단은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등 17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는 “한국 천주교 사상 최대 규모”이며, 지난해 5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개성공단 방문 이후 최고위급입니다.
이영식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언론 담당 부장: 민족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서 그 동안 천주교가 많은 노력을 해 왔는데요. 분단 70년을 맞아서 남북한이 갈라진 상황에서 북한 측의 초청을 받아 주교님들이 방북하게 된 것이 큰 의미가 있고요. 본격적으로 교류 협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방북 의제는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남북 천주교 신자 교류와 평양 장충성당 보수 문제 등이라고 이 부장은 설명했습니다.
장충성당은 1988년 3월 착공해 9월에 완공된 250석 규모의 시설로, 현재 북한에 있는 유일한 천주교 성당입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지난 3월 정기총회에서 분단 70주년을 맞이하여 장충성당의 유지보수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 국적의 사제 양성 방안’이 논의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 교회 상황을 알 수 없는 시점에서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겁니다.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과 면담을 추진한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이 또한 “앞서나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천주교 성당은 있지만 상주하는 신부는 없습니다. 남한 천주교 측은 평양교구 등 ‘북녘 교구’를 남한으로 편입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번 방북자 명단에도 북한 교구장을 겸임하는 주교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춘천교구장인 김운회 주교는 함흥교구장 서리를, 박현동 아빠스 왜관수도원장은 북한의 덕원자치수도원구 자치구장 서리를 겸하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광복 후 57개 성당과 5만여명의 신자가 있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소수의 신자만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