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내-외국인 휴대전화 통화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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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고려링크 휴대전화 가입자가 12만 명을 넘었지만 현지 주민과 외국인 가입자 간의 통화는 북한 당국에 의해 철저히 차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이집트의 통신회사 ‘오라스콤 텔레콤’과 북한이 설립한 이동통신회사 ‘고려링크’는 지난 3월 말 현재 휴대전화 즉 손전화 가입자 수가 12만 5천 명을 넘어섰다고 지난달 12일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주민과 외국인 휴대전화 가입자의 통신망이 완전히 분리된 채 연결이 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고 북한에서 일하는 비정부기구 관계자가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외국인 비정부기구 관계자도 여권과 신분증을 제시하면 고려링크 대리점에 가서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있지만,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전화번호와 북한 주민용 휴대전화 번호는 서로 연결될 수 없도록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전용회선 가입자 사이에 통화하거나 외국으로 전화를 걸 수는 있지만, 북한 주민용 휴대 전화나 유선전화에는 연결되지 않도록 제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외국인 전용 휴대전화로도 한국에 전화할 수는 없으며, 미국으로 거는 경우는 비용이 분당 6.5유로 정도로 매우 비싸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미국에 연결이 가능하지만 비싼 비용 때문에 사용을 한 적은 없다고 밝힌 이 관계자는 중국에 전화할 경우 분당 1.7유로 정도로 비용도 저렴하고 통화의 질도 좋아 편리하게 사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현지 직원과 업무상 통화가 필요하면 어떻게 연락을 취하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현지 안내인을 통해서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용 이동전화를 가진 북한 안내원이 다른 내국용 전화번호에 연결해 중간에서 통화하고 전해주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북한을 다녀온 한 외국 언론인도 자유아시아방송에 외국인과 북한주민 간에 다른 연결망을 사용하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외국 언론인: 외국인용으로 선넷이 있어요. 북한주민용 휴대전화와 연결이 안됩니다. 제가 외국인용 휴대전화로 유럽에 전화를 걸어 보니까 값은 매우 비쌌지만, 통화는 깨끗한 편이더군요.

영국의 공영방송 BBC의 수 로이드-로버츠(Sue Lloyd-Roberts) 기자도 1일과 2일 방영된 북한 현지 취재 다큐멘터리 말하자면 기록영화 ‘Life Inside the North Korean Bubble’,즉‘ 환상 속에 갇힌 북한 주민의 삶’에서 북한에는 두 개의 다른 휴대전화망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나는 외교관과 비정부 기구 관계자 들을 위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의 통신망은 북한의 소수 엘리트 계층을 위한 것인데 북한 내에 있는 외국인이나 외국으로 전화를 걸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로이드-로버츠 기자는 다른 모든 외국인처럼 평양 공항에서 가지고 간 휴대전화를 몰수당했고 북한 체제 기간 내내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로이드-로버츠 기자는 북한 주민이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비현실이라는 환상’에 갇힌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로이드-로버츠 기자는 자신이 만난 북한의 대학원생은 영국의 런던이나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학생과 인터넷 연결망을 통해 학술 토론을 할 수 없으며 오직 북한 내부에서만 통용되는 ‘인트라넷’에만 접속이 허락된다고 밝혔습니다.

고려링크는 이동통신망의 확장과 기술 개발로 북한 전역에 153개의 기지국을 두고 있으며, 평양 외 5개 도시와 8개 공공도로에 휴대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이용해 영상 전화와 각종 문자, 인터넷 사용 등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