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명을 돌파했다는 북한의 손(휴대)전화 가입자들이 외부문화 유입의 통로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 사법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부문화 차단에 고심하는 북한에서 손전화의 급속한 확산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손(휴대)전화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 선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서 사법당국이 손전화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기기검열을 실시하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중국기지국을 이용하는 불법적인 중국 손전화와 함께 합법적으로 개통된 북한 내부의 손전화에 대해서도 검열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합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도 체신국과 109상무가 합동해서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손전화를 검열하고 있다"며 "당국이 허용한 이상의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전화기는 즉시 압수하고 본인들은 처벌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국경연선에서 중국인들과 거래가 있는 일부 북한주민들이 장사행위를 위해 북한사람들의 명의로 개통된 손전화를 중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넘겨 보내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국경 지역에서는 북한 손전화기로도 북한내부로 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최근 국경지역에 널리 설치된 북한 손전화 기지국을 통하게 된다는 얘깁니다.
그런가 하면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손전화기로 단순한 전화기능을 넘어 영화를 본다거나 음악을 듣는 등 활용도가 넓어지면서 손전화가 불법적인 외국영화나 한국노래를 비롯한 외부 문화를 전파하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의 대학생 소식통도 "이번 손전화 검열은 김형직 사범대학에 다니는 한 여학생의 전화기가 발단이 됐다"면서 "국경연선뿐만 아니라 평양을 비롯한 전국적인 범위에서 손전화 검열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형직 사범대학에서 공부하는 한 여학생이 손전화에 한국노래들을 넣고 들었는데 노래제목들을 전부 북한 노래로 바꾸어 넣어 겉으로 보면 마치 북한 노래를 저장해 듣는 것처럼 위장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북한 당국은 전국적으로 개통된 손전화를 모조리 검열할 데 대한 방침을 세우고 이를 인민보안부 산하 '109 상무'와 체신성에 위임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손전화 검열은 휴대전화를 통해 사용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지를 묻는 방법과 인민반별로 가입자 명단을 가지고 다니며 손전화기에 불법적인 내용의 저작물을 저장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북한에서는 장거리 열차장사를 다니는 주민들이 한 대의 전화기를 개통해 공동으로 사용료를 물면서 장사를 떠날 때만 서로 번갈아 사용하는 방식을 비롯해 여러 가지 형태로 손전화의 개통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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