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 북한에서 휴대전화 즉 손전화기 가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손전화기 보험이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독일의 민간단체 한스 자이델 재단이 찍은 “손전화기보험”이라는 광고지 사진을 보면 북한에도 “손전화기의 뜻하지 않은 사고나 도난으로 인해 생기는 손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이 등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손전화기 보험을 제공하는 업소의 안내문에 따르면 가입자 정보가 들어 있는 SIM(Subscriber Identification Module) 카드 가격과 등록비를 제외한 손전화기 가격의 5퍼센트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내면 1년간 손전화기에 대한 손해를 무료로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입니다.
안내문에 따르면 “보험에 든 손전화기를 바닥에 떨어뜨려 액정화면이 깨지거나 손전화기에 물이 들어가 주기판이 고장 나는 경우” 보험기관이 새 부속품으로 교체해줍니다. 손해금액이 손전화기 가격을 초과하지 않는 한 횟수에 관계없이 담보기간인 1년 간 손해보상이 가능합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Vienna University)의 북한전문가 루디거 프랑크(Ruediger Frank) 박사는 외부 세계와 단절된 국가의 통제경제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북한 주민들이 보험을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반가운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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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박사
: 북한 주민이 손전화기 보험을 통해 시장경제가 어떻게 작용하는 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겁니다. 외부세계와 단절된 북한 주민이 보험의 조항이나 규정에 따라 보상을 받는 과정을 통해 시장경제의 원리를 조금이나마 배우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안내문에 덧붙인 보험료 관련 설명서를 보면 손전화기 종류에 따른 보험료가 유로화와 달러화로 표시돼 있습니다. 이 설명서에 따르면 보험 가입을 할 수 있는 손전화기형은 U1100, T2 등 17가지입니다. 보험료가 미화로 5달러에서 11달러 사이인 것으로 미뤄 SIM카드를 제외한 손전화기 가격은 100달러에서 200달러 정도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보험 안내광고에는 손전화기를 원상복구해줄 수 없는 경우에 보험기관은 부속품값에 해당하는 보상금액을 ‘나래’ 전자결제카드에 넣어 준다고 명시했습니다. ‘나래’ 전자결제카드는 2010년 말 북한의 조선무역은행이 발급하기 시작해 북한 내 외화 상점과 식당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른바 현금직불카드입니다.
지난해 가을까지 평양에 거주했던 유럽의 외교관은 ‘나래’ 전자결제카드가 외국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상점, 호텔, 음식점 등에서 사용됐지만 북한 주민들도 원화를 예치하고 전자결제카드를 구입해 사용하는 것을 봤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