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 도청피하려 '대포폰' 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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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에서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개통된 가짜전화(대포폰)가 빠르게 늘면서 사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가짜전화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화도청을 피하려는 간부들과 범죄자들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사법기관들이 ‘가짜전화’의 범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가짜전화’는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록된 손전화를 뜻하는 말인데 주로 간부들과 장사꾼들, 범죄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이용한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자신을 ‘가짜전화’ 사용자라고 밝힌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당 간부들은 물론이고 보위부나 보안부의 간부들이 모두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록된 가짜 손전화(휴대폰)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에는 “손전화를 다른 사람과 바꾸어 쓰거나 빌려줄 경우, 불법적인 활동에 손전화를 이용할 경우 범죄성격에 따라 징역 3년에서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는 ‘불법전화 사용자 처벌법’이 따로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국의 무차별적인 전화도청을 피하기 위해 간부들과 돈 많은 사람들이 공공연히 ‘가짜전화’를 이용하고 있어 ‘불법전화 처벌법’은 있으나 마나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더욱이 ‘가짜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모두 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단속도 거의 불가능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2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간부나 부자들이 제 이름으로 된 손전화를 왜 쓰겠냐?”며 “그런 사람들이 ‘가짜전화’를 쓴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간부들과 범죄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사법기관의 감시를 받지 않는 주민들로부터 돈을 주고 손전화를 사서 쓴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북한에선 당국의 무차별적 전화도청을 역으로 이용하는 주민들이 많아 사법기관들이 빈번히 곤욕을 치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3일, 연락이 닿은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며칠 전 ‘혜산의학대학’ 학생들이 ‘아편분말’을 거래하는 것처럼 짜고 거짓 내용의 전화를 주고받은 사건이 있었다”며 “전화를 도청한 보안국 기동타격대가 대학 기숙사를 샅샅이 뒤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찾아 낸 건 해당 기숙사에 감춰 놓은 감자전분가루가 전부였다며 “전화도청을 한데 대해 수많은 대학생들이 달려 나와 거칠게 항의했지만 기동타격대원들은 아무런 변명도 못하고 돌아갔다”고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