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손전화가 고가에 팔리고 있는데요, 그러면 주인들은 손전화를 어떻게 보관할까요? 평양의 공공 버스나 대중 장소에는 손전화를 노리는 절도가 급증해 주민들도 바짝 긴장한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수백 달러의 거래되는 손전화가 절도범들의 주요 표적으로 되고 있다고 중국에 나온 한 북한 주민이 강조했습니다.
얼마 전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이 된 이 주민은 "궤도전차나 무궤도 전차 등 공공 버스와 영화관에는 손전화를 전문 절도하는 패들이 나돌고 있다"면서 "버스를 탈 때 조금만 주의를 돌리지 않으면 손전화를 잃어버리기 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버스 정거장에는 2~3명씩 짝을 지은 절도범들이 일부러 혼잡을 조성하고 승객들의 주의가 딴 데로 쏠린 틈을 타서 손전화를 훔친다"며 "200달러가 넘는 전화기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그야말로 울상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손전화를 살 때 할부제, 즉 전화기 요금을 매달 나누어 내는 제도가 아직 없기 때문에 한 번에 수백 달러를 지불하고 구입한 고객들에게는 타격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주민들은 손전화를 목걸이에 달아 항상 메고 다니고 있으며, 버스 탈 때도 안주머니에 있는 손전화를 손으로 꼭 쥐고 오른다고 이 주민은 언급했습니다.
손전화 절도범들은 이렇게 훔친 전화기를 뜯어 부속품으로 수리공들에게 팔아먹거나 일부는 전화기 주인들에게 다시 되돌려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중국 심양에 나온 또 다른 북한 출장자도 "어떤 사람이 손전화를 한번 분실했던 적이 있는데, 사흘 동안 꺼져있던 전화기가 다시 통화되어 전화기를 달라고 했더니, 취득한 사람은 자기도 다른 사람한테서 샀다고 억지를 부리면서 미화 50달러를 달라고 해서 되찾은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체제 보안상 본인 명의가 아니면 손전화를 쓸 수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절도범들도 훔친 전화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되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 평양 주민은 "손전화 절도를 단속하기 위해 보안원들이 아무리 살핀다 해도 잃어버리면 결국 자기 손해가 아니겠냐"면서 "대부분 사람들은 손전화를 당증(노동당원증)처럼 목걸이에 매달고 다닌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집에 손님이 왔다 가면 우선 손전화를 가져가지 않는지부터 확인한다"며 "어떤 집은 손님이 무안할 정도로 확인해 일사불성이 될 적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손전화 절도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자, 북한 장마당에는 손전화 목걸이, 케이스, 전화 고리 등 각종 도난방지용 장식품들이 대량 판매되고 있는데, "중국산 손전화 케이스는 북한 돈 8천원(미화 1달러)에 거래된다"고 이 주민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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