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보위부가 국경일대에서 중국 손전화 사용을 막기 위해 방해전파를 강하게 발사하고 있습니다.
전파교란 때문에 수신자 부담으로 북한 가족과 통화를 해야 하는 한국내 탈북자들은 전화비용 때문에 근심이 큽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에 사는 탈북여성 김선화(가명)씨는 최근 함경북도 국경지방에 사는 가족들과 중국 손전화를 이용해 통화하기가 어렵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북한 보위부 당국이 국경일대에서 방해 전파를 너무 강하게 쏘기 때문이라고 김 씨는 말합니다.
김선화: (북한)저쪽에서 전화가 오면 내가 전화번호를 알기 때문에 다시 쳤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안 되고 (북한)저쪽에서 어떻게 해놓았는지 전화를 칠 수가 없어요. 수신자 부담으로 받았는데, 전화비가 지난달에 15만원이나 나왔어요.
과거엔 김 씨는 북한에서 전화가 걸려오면 끄고, 자신이 다시 걸어주는 방법으로 연락했지만, 지금은 걸리지 않아 수신자 부담으로 통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선화: 내가 몇 번 시도했는데도 안 돼요. 그래서 북한 쪽에서는 "할 수 없다, 그냥 받아라. 여기서 무엇인가 해놔서 거꾸로 치면 전혀 안된다"고 해서 몇 번 받았는데 비용이 너무 나왔어요.
김 씨가 수신자 부담으로 북한 전화를 몇 통화 하지 않았는데 미화 150달러 가량 냈다는 반응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중국으로 국제전화를 칠 경우, 분당 100원 수준이지만, 수신자 부담은 분당 1,800원으로 무려 20배 가까이 비쌉니다.
김씨는 "수신자 부담 전화비용이 너무 비싸 북한 전화를 받지 않고, 끄고 다시 치면 북한 전화기에서 통화할 수 없다는 안내문만 들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시기 한국과 중국 등 외부에서는 북한 내부 주민들과 중국 손전화를 이용해 어렵지 않게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다음 방해전파 세기가 더 강해졌다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읍니다.
북한 보위부는 국경봉쇄 일환으로 중국 손전화를 이용해 연락하는 이른바, 외부 연락망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북한 보위부 산하 전파교란국은 인구 밀집 지역인 신의주와 혜산, 회령 지구에 출력이 큰 전파 교란기구를 들여다 놓고 중국을 향해 방해파를 발사하고 있습니다.
김선화 씨는 "보위부가 중국을 향해 전파를 쏘기 때문에 북한에서 전화를 칠 때는 넘어올 수 있어도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이 칠 때는 전파 장벽에 걸려 들어갈 수 없다"고 나름대로 해석했습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전파 교란국은 북한의 부유층이 살고 있는 동네로 전파 교란기를 이동시키면서 방해 전파를 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무산 출신의 한 탈북자는 "국경일대에서 돈이 좀 있다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과 거래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보위부는 그런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찾아다니면서 전파를 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보위부가 전파를 쏘는 대표적인 동네는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경우, 화교들이 모여 사는 남중동과 남하동 일대이고, 함경북도 무산군의 경우, '잘사는 동네'로 불리는 '삼봉'이 주요 전파 교란지역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국경일대에서 전파교란을 하자, 중국 주민들의 불만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 길림성 용정시 삼합진의 한 중국 현지인은 "북한이 방해 전파를 쏠 때 애매한 우리도 피해를 본다"면서 "133으로 시작되는 중국 손전화가 잘 터지지 않아 비싼 가격을 주고 좋은 휴대전화를 사야 하는데, 그럴 만한 돈이 어디에 있냐?"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그는 "중국 지방 정부도 북한의 방해 전파에 대해 여러 번 항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 이동통신국에서는 중국 쪽에 휴대전화 송수신탑을 더 높이 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