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핸드폰 있어야 연애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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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북한이 개발한 손전화기 '평양타치'가 남한의 손전화를 베꼈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나오면서 북한의 손전화 제작기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전자통신을 전공한 김책공대 출신의 한 탈북자가 북한 손전화의 실태와 현황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북한에 스마트폰이 없었어요”

지난 10월 30일, 서울의 한 기자회견장. 평양 김책공대를 다니다 지난해 12월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강정남(가명) 씨가 북한 대학생들의 손전화 사용 실태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강 씨는 “북한의 손전화 종류는 막대기(폴더)와 터치식이 있다”며 가장 싼 막대기 손전화도 중국 돈 1천 위안 정도 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강 씨는 이어 “아리랑 표 손전화가 나오면서 북한에서도 손전화로 물건 구매를 할 수 있고 전자책도 볼 수 있다고 선전했는데, 현실적으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강 씨는 또 손전화 통신사에 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강정남 탈북자 : 북한에서 손전화 통신은 191, 195로 시작하는 2개의 번호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는 이집트에서 들어와 합영한 회사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거기서 들여온 설비를 갖고 했습니다.

이날 강 씨의 증언은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와 세계북한연구센터, 겨레얼통일연대 등이 매월 진행하는 북한실상설명회에서 나온 겁니다.

강 씨는 북한실상설명회에서 “3~4년 전까지만 해도 한 반에 손전화가 있는 친구가 2~3명 정도밖에 없었는데, 1년 정도 지나니 한 반의 절반이 손전화가 있을 만큼 확산 속도가 빨랐다”고 말했습니다.

강 씨는 북한 대학생들이 손전화에 대해 집착하는 이유를 연애와 관련해서 설명했습니다.

강정남 탈북자 : 우리 대학생 사이에서 이런 얘기도 있었습니다. 손전화를 가진 사람이 가지지 못한 사람보다 연애할 확률이 12배 이상 된다고 말입니다. 북한 대학생들이 허리띠 졸라매면서도 핸드폰을 가지려고 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하는…

강 씨는 최신식 손전화기 기능에 대해 “전화통화를 비롯해 문자주고받기, 사진찍기, 동영상보기, 겜(게임) 정도만 가능하지 외부와 연결되는 인터넷은 여전히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에서 인터넷을 경험하지 못한 강 씨는 “김책공대도 연구 목적이라는 전제 아래 엄격한 통제 속에서 아주 극소수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이 경우 당 비서나 보위부 요원, 교수, 학생 등 서로를 감시하는 상황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강 씨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