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주민들과 외부세계를 연결하는 유일한 소통수단인 중국 휴대폰의 전화기(단말기)가 요즘 들어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속속 교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과의 접경도시에서 대북 무역에 종사하는 중국 상인들이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측 대방(거래처)들이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중국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오기 때문입니다.
중국 단둥에서 신의주의 상인들과 변경무역을 하고 있는 류모 씨는 “북한대방들이 사용중인 휴대폰을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해달라고 성화를 부려 정말 난처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자신이 거래하고 있는 북한대방이 모두 5명이나 된다는 류 씨는 “한 두 개도 아니고 5명을 모두 신형 스마트폰으로 교체해주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아 매우 부담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산 스마트폰의 경우 저렴한 단말기는 1000위안 정도지만 북한대방들이 교체해 달라고 요구하는 단말기는 “신형이 아니라도 꼭 남한의 삼성이나 LG휴대폰을 보내달라”고 강조한다는 겁니다.
한국산 휴대폰의 경우 중국산 휴대폰보다 통화 감도가 좋다는 이유도 있지만 한글로 메세지를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신형 모델이 아닌 약간 구형모델이라도 한국산 휴대폰 값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중국산 모델보다 2배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한편 대북무역에 종사하고 있는 한 중국인 소식통은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 무역일꾼들도 대부분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삼성이나 LG 휴대폰은 모두 중국어는 물론 영어, 한글 메시지 송, 수신이 가능합니다. 이에 반해 중국산 스마트폰 기기는 한글 사용 기능이 없어 북한주민들이 값은 비싸지만 한국산 휴대폰을 선호한다는 얘깁니다.
중국무역업자와 거래하는 북한 상인들이나 중국주재 북한 무역일꾼들이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의 상당수는 중국측 무역회사들이 선물로 제공한 것이며 대부분 한국산 휴대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북한주민들이 한국산 휴대폰을 선호하는 점에 편승해 중국 단둥이나 옌지(연길) 등 변경도시에서는 스마트폰 판매업자들이 한국에서 헐값에 들여온 중고 단말기를 중국인들에 큰 이윤을 붙여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