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민족최대의 명절, 추석이 지나갔지요.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추석 성묘를 했을까 하고 궁금했었는데요, 수도 평양에는 해외 동포들을 위한 묘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소개합니다.
평양 외곽의 경치 좋은 곳에 해외동포들을 위한 묘자리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추석명절과 관련해 한 대북 소식통은 "대부분 평양 주민들은 산에 따로 가지 않고 집에서 제사 정도만 지냈다"면서 "산에 있던 조상의 유골을 꺼내 다 화장했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은 특별히 산에 갈 이유가 없었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화장한 유골이 보관되어 있는 납골당을 찾아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아침에 간단히 집에서 제사만 지내고 휴식을 취했다는 반응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대성산 혁명렬사릉이나, 신미리 애국열사릉에 묘가 있는 가족들은 산에 가서 성묘하고, 해외교포 가족은 역포구역에 있는 조상의 묘에 가서 성묘를 하는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평양에 조상의 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해외동포들이 유일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998년 5월 화장법을 제정한 후 화장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화장법 제5조는 "부득이한 경우 해당 기관의 승인을 받아 지정된 장소에 묘를 쓸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묘를 쓰기를 원하는 해외동포들로부터 외화를 받고 장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주민은 "해와 동포들이 묘를 쓰겠다고 관계기관에 의뢰하면 북한은 이들에게 뫼자리를 제공하고, 자리 하나당 2~3천 달러를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묘지들은 평양 역포구역의 동명왕릉으로 나가는 야산에 위치한 곳으로, 명당자리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이곳 지형을 잘 아는 평양출신의 한 탈북자는 "차를 타고 그곳을 지날 때면 양지바른 야산에 흰 비석들이 질서정연하게 정렬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면서 "한 자리 당 넓이는 가로세로 10m 가량 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풍수지리를 따져 맞춤한 장소를 골라 해외 동포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반응입니다.
국제태권도 연맹 총재를 지냈던 최홍희처럼 북한 정부로부터 애국 열사로 인정된 해외동포들은 신미리 애국 열사릉에 묻히지만, 재일교포 상공인이나, 조총련계 인사들은 대부분 이런 장소에 묻힌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처럼 뫼자리를 제공한다고 해서 완전 판매가 아니고, 일종의 토지 사용권 차원에서 빌려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해외동포들에게만 특혜를 제공하자, 해외 자금줄을 확보하려는 유인책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 대북전문가는 "고국에 묻히기 원하는 해외동포들로부터 외화를 받고 묘지를 팔고, 그 묘를 빌미로 그의 자손들로부터 대북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