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후계자 김정은 명의로 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지시문과 각종 검열들이 일관성이 없어 북한 내부에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민반장들까지 나서 당 지도부의 각종 검열과 지시를 통일시켜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함경북도와 함경남도에서 새로 조직된 검열기관인 '폭풍군단'과 지난해 말 조직된 검열기관인 '1118상무'가 충돌하면서 애꿎은 주민들이 '비사회주의' 연루혐의로 공개처형당하고 무더기로 처벌받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8월 5일, 함경북도 회령시에서만 '1118상무'에 의해 마약사범 1명이 공개 처형되고 무려 16명의 주민들이 징역형에 처해졌는가 하면 수십 명이 '노동단련대' 처벌을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인민군 보위총국 산하 검열조직인 '폭풍군단'이 국가보위부 산하 검열조직 '1118상무'에 '사건조사자료'들을 모두 넘길 것을 요구하고 나서자 이에 분노한 국가보위부가 무리하게 검열총화를 강행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전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후계자 김정은의 지시로 만들어진 '검열조직'들이 서로 경쟁하다 극단적인 마찰을 빚으며 사법기관들 간의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하루가 멀다하게 엇갈린 지시들이 내려와 간부들조차 손을 놓고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도 "여맹에서 한창 건설 중이던 '강구발전소'를 '중소형 발전소건설사업소'가 가로채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여맹중앙위원회가 빼앗긴 발전소를 다시 찾기 위해 김정은에게 '신소편지'까지 써 올렸다"고 전했습니다.
'강구발전소'는 '허천강'을 가로 막아 건설하는 중소형 발전소로 '여성동맹'이 강성대국 진입의 해인 2012년까지 완공할 것을 결의하고 수많은 여맹원들을 동원해 올해 4월 초부터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내각 산하 '전력공업성'이 노동당 군사위원회에 '제의서'를 올려 후계자 김정은의 승인을 얻어내면서 공사를 발기한 여맹이 맥없이 쫓겨나게 되었고 이에 항의하는 여맹중앙위가 다시 김정은에게 '신소편지'를 올리면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앙기관들마다 자신들의 치적을 쌓기 위한 '충성경쟁'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면서 그 피해는 각종 동원과 검열에 시달리는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인민반장은 8일, 함북도당 책임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회령시 인민위원회에서 열린 각 사무장, 인민반장 회의에서 앞으로 중앙차원의 모든 검열과 지시를 통일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제히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회령시 오산덕동의 한 인민반장은 "매 세대별로 1톤의 '풀거름'을 생산하라는 과제가 떨어졌는데 직장은 직장대로 별도로 풀거름 과제를 내주었다"면서 일요일에도 휴식을 못하고 '돼지목장'건설에 동원되는 주민들이 2중 3중의 과제를 무슨 수로 해낼 수 있겠냐며 항의했다고 합니다.
다른 인민반장들도 검열과 사회적 과제가 하도 많아 인민반장들의 힘으로는 더는 감당할 수 없다며 지금의 모든 검열과 지시들을 통일시켜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손발이 맞지 않는 지시와 검열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북한의 간부들과 지식인들은 김정은을 가리켜 "역시 철부지"라며 암담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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