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국경경비대 모든 부대를 상대로 긴급합동검열을 조직해 강도 높은 검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양강도 혜산시에서 있었던 ‘인신매매’사건을 보고받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강도 높은 검열을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의 긴급합동검열로 인해 “국경경비대 군관(장교)들과 구대원(고참)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군보위사령부로 조직된 합동검열대가 국경경비대 대대 이하 부대들의 지휘권까지 모두 넘겨받아 검열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10월 11일부터 갑자기 국경경비대 부대들에 대한 긴급합동검열이 시작됐다”며 “김정은의 직접적인 지시로 시작된 검열이어서 국경경비대원들의 외부 접촉도 일체 차단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합동검열은 지난 10월 7일, 압록강 근처 ‘혜산 닭공장(양계장)’ 주변에서 발생한 이른바 ‘낙지지함(오징어 포장박스)사건’ 때문에 급하게 조직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사건은 당시 인신매매범들이 북한여성 2명을 낙지지함에 넣어 중국으로 팔아 넘기려는 것을 국경경비대가 방조한 사건입니다. 인신매매범들은 국경경비대 소대장과 분대장에게 ‘낙지지함’이라고 속여 사람이 들어있는 대형 지함 두 개를 넘기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압록강을 건너기 직전 순찰근무를 돌던 보위부 요원들에게 적발되었고 이 과정에 국경경비대 소대장과 분대장은 인신매매범들이 도주할 수 있도록 보위부 요원들을 제지하며 격렬히 저항했다고 합니다. 범죄자들이 달아 난 뒤 회수된 두 개의 ‘낙지지함’에는 전신 마취 상태로 온 몸이 묶인 여성들이 들어 있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낙지지함’사건으로 혜산시 전체가 얼마나 부산스러운지 모른다”며 “인신매매범들이 모두 행방불명되었는데 수사를 진행하는 보위원들은 그들이 모두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범죄자들이 사라져버려 그들이 중국의 어떤 인신매매조직과 연계되었고 여성들을 몇 명이나 팔아 넘겼는지 알 수 없지만 현장에서 발견된 여성들이 함흥시 여성들이며 이들이 장사목적으로 혜산시에 왔다가 납치되었다는 소식만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혜산시에서 실종신고 된 여성들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인신매매범들이 외부에서 온 여성들을 범죄대상으로 삼은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사건을 직보(직접보고)받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격노해서 사건을 끝까지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며 “해당 부대뿐 아니라 국경경비대 전반을 검열해 범죄의 온상을 철저히 뿌리 뽑으라고 명령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