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연선 도시들 이번엔 국방위 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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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국경연선 도시들에 대한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군보위사령부의 합동검열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국방위원회 검열 그루빠를 또 투입했다는 소식입니다. 도가 넘는 검열통제에 주민들의 참을성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국경연선 주민들이 하루도 편할 날이 없습니다. 양강도 혜산시 송봉동에 사는 강 모씨는 최근 보위부 ‘1118상무’에 끌려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후 노동단련대에 넘겨졌다고 합니다. 그는 주변 국경경비대 까막골 중대 부소대장을 통해 그동안 담배와 술을 비롯한 중국산 상품들을 넘겨받아 장마당에 팔아 온 것이 문제가 돼 처벌을 받게 되었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국경경비대에 대한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군보위사령부의 합동검열로 강 씨와 같이 경비대군인들과 연계를 가졌던 적지 않은 주민들이 현재 보위부에 구속되거나 엄한 처벌을 받았다고 여러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하지만 국경경비대를 중심으로 한 합동검열대보다 더 강도 높은 국방위원회 검열 그루빠(그룹)가 곧 검열에 착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북-중 국경지역 도시 주민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이제 곧 국방위원회 검열이 들어온다”며 “이번 검열은 사회질서 문란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들어오는 검열이기 때문에 검열강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이미 청진시에 국방위원회 검열 그루빠 선발대가 들어와 있다”며 “앞으로 청진시와 함께 무산군, 회령시, 온성군을 비롯한 국경지역 시, 군들을 검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이번 검열은 자본주의 사상 문화적 침투를 막기 위한 국방위원회 명령에 따른 검열이라며 불법전화와 불법영상물, 마약, 밀수, 밀매(성매매)행위를 ‘사회주의를 파괴하는 5대 역적행위’로 규정하고 진행하는 검열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피해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밀매현상 하나만 놓고 봐도 업주인 ‘알쌈’들과 매춘여성들인 ‘알빵’들, 그리고 그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숙박업자들인 ‘알집’들까지 합치면 단속의 대상이 엄청나다며 밀수조직이나 마약조직들도 이런 매춘조직들과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방대한 조직들과 그와 연관된 사람들을 다 들춰내고 처벌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번 검열도 기존의 검열들과 마찬가지로 주동분자 몇 명을 붙잡아 극형에 처하는 방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이번 검열과 관련해 “김정은 시대가 김정일 시대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피곤하다”는 주민들의 하소연을 전하며 “온갖 검열과 사회적 과제, 동원이 너무도 많아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