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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후계체제 등장 이후 북한 당국이 외부정보 차단에 안간 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이 틈을 이용해 떼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 시대와 함께 활개치고 있는 북한 판 부유층, 어떤 사람들인지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양강도 혜산시에 살고 있는 주 모씨는 요즘처럼 살맛이 나는 때가 없다고 합니다. 음력설 기간에도 중국에 머물며 값 눅은(싼) 쌀을 모으기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회령시 ‘외화벌이원천동원사업소’에서 일하는 김 모씨도 얼마 전 함흥에 있는 동생에게 돈벌이를 하는데 쓰라고 중국산 중고버스를 사 보내줬습니다. 올해는 ‘돈 발이 섰다(돈이 붙는다)’고 자랑하는 이런 주민들에게는 후계자 김정은 체제가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김정은 시대가 시작되면서 떼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며 “당국의 철저한 밀수단속과 중국 휴대전화 차단을 비롯한 강력한 주민통제가 이들에게는 돈 벌이 기회로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모든 무역기관들에 무조건 식량만 사들이도록 지시가 내렸다”며 “개인장사꾼들도 식량을 들여오는 경우 제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무역기관들이나 중국을 드나드는 장사꾼들은 현지에서 75원 하는 25kg 포장 쌀을 70원 이하로 대량 구매해 북한에 들여와서는 중국인민폐 90원씩을 받고 도매꾼들에게 넘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5톤 적재차량 한 대에 식량을 가지고 세관을 넘으면 본전을 뽑고도 중국인민폐 3천원의 이득을 보는데 개인이 차량 5대분의 식량을 들여오는 경우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이렇게 넘겨받은 쌀을 도매꾼들은 다시 중국 인민폐 100원을 받고 장마당 소매꾼들에게 넘기는데 소매꾼들은 쌀 1kg에 북한 돈 2500원씩에 팔고 있어 25kg으로 포장 된 쌀 한 지대(부대)에서 북한 돈 1만 원 정도의 이득을 본다는 것입니다.
소식통들은 국경경비가 강화되고 밀수가 일체 중단되면서 세관을 통과할 수 있는 무역기관들과 개인장사꾼들만 살판이 났다며 개인들의 경우 최근 한 달 동안에 돈방석에 올라앉은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개인들은 보위부 간부들에게 뇌물만 주면 불법적인 도강증을 뗄 수가 있어서 이런 방법으로 한 달 동안에 몇 차례씩 중국을 드나들며 돈벌이를 했다는 얘기입니다.
밀수를 철저히 막고 중국과의 통화를 차단하는 대신 식량을 사들여오는 일부 개인장사꾼과 무역일꾼들에게는 마음대로 장사할 길을 터주었다는 것입니다. 국경지역의 소식통들은 북-중 세관을 통해 식량을 가득 실은 화물차들이 끊임없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통치하던 예전에도 밀수를 막은 적은 많지만 지금처럼 개인들이 떼돈을 벌게 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돈벌이가 좋은 무역기관 간부들과 중국 장사꾼들은 김정은의 주민통제 조치를 드러내 놓고 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